최문순 신임 강원도지사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경쟁자인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의 집요한 천안함 색깔론과 최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언론의 보도태도에도 낙승한 데 대해 “도민들이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여론조사 보도에서 최 지사가 최대 20%까지 뒤진 것으로 나와 예측이 크게 빗나간 것과 관련해 최 지사는 “이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가 아니다”라며 "언론이 진정한 민심을 파악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최 지사는 지난 29일 밤 미디어오늘과 전화인터뷰에서 엄기영 후보가 TV토론 내내 최 지사가 천안함 정부 발표에 의혹을 제기한 것을 들어 ‘믿냐 못믿냐, 아직도 못믿느냐’며 색깔론을 씌우려는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여전히 색깔론의 연장선상에서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주리라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지사는 “그런 행보를 두고 안팎의 우려도 있었지만 내 소신은 버리지 않았다. 색깔론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도민들이 다 알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천안함 색깔론이 전혀 변수가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문순 신임 강원도지사
이치열 기자 truth710@
 
막판에 터진 엄 후보의 강릉펜션 불법선거운동을 두고 언론, 특히 MBC· KBC 등이 물타기식으로 보도했던 것에 대해 최 지사는 “한마디로 안쓰러웠다”며 “물타기 하기 위해 과거 ‘문자메시지’ 일까지 끌고 나왔다. 내용도 별 것 아니었는데 과장해서 강릉펜션 사건과 (억지로) 형평성을 맞춰서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최 지사는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며 “유권자들이 이런 보도태도가 거짓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리라 봤다. 왜곡보도가 그동안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지사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결과와 큰 차이가 나타난 것에 대해 “도민들이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사가 진정성을 갖고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유권자들은 선거 여론조사 질문에 대해 전략적으로 답변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략적 답변’이란 이명박 정권이 공안통치하려고 한 뒤부터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본인의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투표현장에서야 속내를 드러내는 정치행태를 빗댄 것이다. 최 지사는 “진정한 여론이 숨어버렸다. 선거 당일 투표함을 열어봐야 진짜 여론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개탄했다.

무엇보다 최 지사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의 질문에 속내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언론이 실상을 정확히 드러내줘야 하지만 (그런 노력은 없이 실시하기 때문에) 매번 틀린다”라며 “틀려도 너무 틀린다. 이는 언론이 예측능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언론이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며 “여론조사를 하려면 편안하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언론사들이 공정한 여론조사를 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지사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가 아니다. 안하는 게 낫다. 10% 이상 틀리는 것은 여론조사라고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 밀집지역에서도 최 지사의 득표율이 높았던 이유에 대해 그는 “보통 이 지역을 접경지역이라고 하는데, 나는 평화지역으로 본다”라며 “강원도민들은 평화의 의미를 알고 있다. 평화가 번역의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철원에서 대북삐라를 날리려고 했을 때 주민들이 나서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문순 신임 강원도지사와의 인터뷰 일문 일답 요지이다.

-천안함 색깔론 영향이 없었나
“분석할 필요도 없다. (TV토론을) 보는 사람들, 도민들이 알아서 판단한 것이다.”

-엄 후보가 색깔론으로 이끌어간 데 대해 어떤 의견인가
“여전히 색깔론의 연장선상에서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주리라 본 것이다. 그 쪽 캠프 뿐 아니라 우리 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내 소신은 버리지 않았다. 색깔론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도민들이 다 알 것이라고 판단했다. 도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봤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천안함 색깔론은 전혀 변수가 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이었나
“강릉 펜션사건과 TV토론, 이광재 도지사의 지사직 박탈 사건 등이 주요 동인이었다. 이 가운데 강릉펜션 불법선거운동 사건이 막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민주정부 수립 이후 좀체로 찾아보기 힘든 노골적인 불법선거운동이었는데도 MBC KBS 등 방송에서 물타기식으로 보도했다는 평가가 있다.가 전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안쓰러웠다. 물타기 하기 위해 과거 ‘문자메시지’ 일까지 끌고 나왔다. 내용도 별 것 아니었는데 과장해서 강릉펜션 사건과 (억지로) 형평성을 맞춰서 보도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유권자들이 이런 보도태도가 거짓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리라 봤다. 왜곡보도가 그동안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 직전까지도 꾸준히 7∼20% 엄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됐는데.
“이것 역시 도민들이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사가 진정성을 갖고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 안다. 이미 유권자들은 선거 여론조사 질문에 대해 전략적으로 답변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전략적 답변을 한 지는 꽤 됐다. 이명박 정권에서 공안통치로 흘러간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서는 본인의 의사를 내비치지 않아왔다. 진정한 여론이 숨어버린 것이다. 선거당일 투표결과를 개표해봐야 진짜 여론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는가.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의 질문에 속내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정권은 모른다. 이는 언론이 드러내줘야 한다. 하지만 매번 틀린다. 틀려도 너무 틀린다. 이는 언론이 예측능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여론조사를 하려면 편안하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언론사들이 공정한 여론조사를 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가 아니다. 안하는 게 낫다. 10% 이상 틀리는 것은 여론조사라고 할 수가 없다.”

-군 밀집지역에서도 최 지사의 득표율이 높았던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보통 이 지역을 접경지역이라고 하는데, 나는 평화지역으로 본다. 강원도민들은 평화의 의미를 알고 있다. 평화가 번역의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철원에서 대북삐라를 날리려고 했을 때 주민들이 나서서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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