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가 올해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방송을 시작하는 가운데, 구글 TV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이들 방송을 위협할 정도로 미디어 판도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경영컨설팅 업체인 IMI(인터넷 미디어 인베스트먼트) 김진홍 대표는 4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구글 TV는)현행 방송법상 허가 없이도 TV에서 새로운 형태의 뉴스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방송 사업을 하는 종편에게는 치명적인 위협 요인"이라며 "올 중반기나 하반기부터 구글 TV가 종편의 여론 형성력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며 말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전망은 오는 2013년 1억 대를 넘어서며 전체 TV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는 스마트 TV의 성장세(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리서치)를 주목한 것이다. 여기서 김 대표는 현재 스마트 TV의 흐름을 "완전 개방형 구글 TV, 패쇄적 형태의 스트리밍 방식인 애플 TV, TV 제조사의 폐쇄적인 운영시스템 방식인 삼성 TV"라고 진단하며 최종 승자를 구글 TV라고 전망한 것이다.  

"올 중하반기부터 구글 TV가 종편의 여론 형성력에 또 다른 위협 요인"

   
▲ 구글 TV 홈스크린. ⓒ 구글 코리아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PC, 스마트폰, TV가 연동하는 'N 스크린' 의 운영 체제는 결국 완전개방형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방식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삼성이 당분 간 자체적인 운영 방식을 쓰겠지만, 종국에는 밀리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애플은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이라 UCC 등의 웹 콘텐츠를 TV에서 활용하는 면에서 구글보다 약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김 대표는 "방송 전반의 판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구글 TV는 콘텐츠를 검색해서 찾는 방식이어서, 지금까지 방송의 '채널' 개념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종편처럼 수천억 원씩 돈 들여서 채널을 만들 필요가 없고, 소자본으로도 괜찮은 콘텐츠만 있으면 영향력 있는 방송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글 TV 전망에는 고민해 볼 다양한 변수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우선 종편을 비롯한 방송사들과 통신망을 쥔 통신사들이 구글 TV에 대한 반발이 클 것이라는 점이다. 와이파이나 유선 인터넷을 통해 구글 TV가 방송을 손쉽게 할 경우, 기존의 방송․통신 인프라를 쥔 집단들과 갈등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카카오톡 논란 재연된다? "구글 TV 출범에 통신사-방송사 반발"

김 대표는 "최근 카카오톡 논란에서 보듯 이동 통신사들이 구글 TV로 인한 트래픽 용량이 많아질 경우 돈을 더 부과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방송사들은 방송법 제한을 받지 않는 뉴스 형태의 웹 콘텐츠에 대해 방통위에 차단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근본적으로 '보는' TV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복잡해보일 수도 있는 스마트 TV에 얼마나 적응해 시청 방식을 변화 시킬지, 스마트 TV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할지도 고려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 연구를 보면, 20~40대는 TV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하는 '멀티 태스킹'에 익숙해 50대 이상의 TV 시청 방식과 달랐다"며 "향후 리모콘 등 TV와 시청자간의 UI(유저 인터페이스) 변화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언론 장악될수록 SNS 더 활성화"

특히 그는 콘텐츠 부문에서 SNS를 통한 콘텐츠 가치가 주목받을 수 있고, 이를 유통하는 구글 TV의 강점을 주목했다. 그는 "광고가 붙지 않는데 방송사들이 돈 많이 드는 콘텐츠를 만드는 시스템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향후에는 중저가 콘텐츠인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론 형성 대립구도는 지상파 방송사, 종편, 보수신문 대 진보성향 신문, 인터넷 언론,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특히나 정보와 소식의 수평적 전달 방식을 가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방송과 보수신문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언론 매체가 (정부 등에)장악이 될수록 우리들만의 미디어는 더욱 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며 "미디어 판을 흔들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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