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 <필> 4월호에는 94년 8월호에 실렸던 서울대출신의 호스티스 충격고백이 전혀 사실무근이었음을 밝히는 사과문이 실렸다.

기사가 난지 실로 8개월만에 언론사가 근거없는 기사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그 사실을 제대로 인정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보를 항의하는 독자가 언론사를 접했을때 언론사는 일단은 그 사실을 부정하며 자기주장을 우기는 오만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사건에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그런 사실들을 언론사는 너무 당당하게 부정했다. 그 당당함 앞에서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 흔들릴 정도였으니까.

마침 지난해 여름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언론에 대한 비판 의식이 끓어오르던 시기였고 평상시에 가슴에 담아 두었던 분노를 한번쯤은 끄집어 내던 때였다.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 다시 균형추가 한쪽으로 쏠려 중심을 잡아 주듯이 언론사에 대한 비판의식은 독자쪽의 손을 들어 주었고 사법부까지 우리의 입장을 옹호해 주었다. 참으로 많은 분들이 균형추의 역할을 해주었다.

나는 미디어 오늘도 이러한 균형추의 맥락에서 탄생한 신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말하고 싶다. 언론과 부딪히면 언제나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개인에게는 스스로 균형을 잡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은 진실의 편에 서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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