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간판 PD인 최승호 PD가 결국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

MBC는 2일 오후 최승호 PD를 비롯한 홍상운 앵커를 다른 프로그램 외주 관리 담당자로 발령냈다. 이번에 전출된 PD수첩 소속 PD는 전체 11명 중 6명이며, 최 PD는 '생방송 오늘아침'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시사교양국 PD들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결국 우려했던 대로 PD수첩의 상징적 존재들을 모두 강제발령 내버렸다”며 “이는 철저히 ‘PD수첩’을 무력화시키고 고사시키기 위한 인사라고 밖에는 다른 해석을 할 수가 없는 인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해당 PD들의 의사를 확인도 하지 않았으며, 대다수 PD는 계속 근무하겠다는 뜻이었으나 모두 무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년 이상된 PD는 교체’라는 애초 원칙과 달리, 홍 앵커는 1년이 되지 않았고 새로 발령된 PD 중에서도 프로그램을 맡은 지 1달밖에 안된 PD가 있는 등 상당수가 해당 부서에서 근무 기간이 1년도 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즉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3일 오전 PD 전원의 항의시위와 함께 윤길용 신임 시사교양국장의 해명을 일단 들은 뒤, 납득이 되지 않을 경우 집단연가·제작거부를 비롯한 직접 행동에 곧바로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한 시사교양국 PD는 “비단 시사교양국뿐 아니라 노조 등 전체 구성원이 나서서 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또 성명에서 “결국 시사교양국을 편성본부로 이관하고, 김재철 사장의 대학과 고교 직계후배인 윤길용 국장을 통해 PD수첩을 직할 통치하겠다는 음모를 드러낸 것은, 최근 최승호 PD가 이명박 대통령이 다닌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고 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최승호 PD를 강제발령 낸 것은 철저히 화근의 싹마저 제거하겠다는 오싹한 인사이자 ‘소망교회’의 ‘소’자, ‘4대강’의 ‘4’자도 꺼내지 말라는 경고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PD는 지난해 PD수첩 <검사와 스폰서>편과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 등으로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켜 한국PD연합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PD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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