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무너뜨린 시위 중심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곳곳을 묘사한 영국 BBC의 기사(www.bbc.co.uk/news/world-12434787) 한편이 화제다.

욜랭드 넬 기자가 광장을 ‘탐사’해 11일 작성한 이 기사에는, 중앙 무대, 희생자 추모 벽, 탱크 등 이번 혁명을 상징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숙소, 유치원, 쓰레기통, 화장실, 의료 시설, 노점상 등 시위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곳까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 BBC가 로이터의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타흐리르진지 분석 일러스트 ⓒBBC
 

모든 장기 집회와 시위의 중심이 그렇듯 타흐리르 광장은 시위 내내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였다. 광장 중앙에는 노상 천막들이 시위와 집회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여기에는 ‘희생자 벽’이 설치돼 있어 집회와 시위 도중 사망한 사람들을 기렸으며, ‘블로거부대’가 집회와 시위 소식을 리얼타임으로 전세계에 타전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곳은 유치원. 이번 무바라크 퇴진 집회와 시위에서 두두러졌던 것은 바로 여성들, 특히 아이를 둔 젊은 부녀자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 엄마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와 시위에 참여했으며, 아이들을 위해 광장 중심에 ‘유치원’을 개설했다. 당시 학교와 유치원들이 휴교중이어서 카이로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유치원이기도 했다.

‘KFC 병원’(KFC clinic)도 개설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점인 KFC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에 ‘접수’돼 부상자를 치료하는 공간으로 쓰였다.

또한 마실 물을 구하기 쉽지 않았던 시위대가 각자 페트병을 들고 다니며 공사장 한켠 수도에서 물을 받아먹는 장면, 한 시위자가 광장 진입을 저지당한 이집트 군의 탱크 바퀴 위에 올라 잠을 자고 있는 장면, 광장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시위대 스스로 쓰레기통을 설치한 장면 등도 해당 사진을 ‘클릭’하면 만나볼 수 있다.

   
▲ 이집트 시위와 집회에는 '젊은엄마' 부대의 활약이 컸다. 이들은 광장에 유치원을 개설해 운영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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