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지난달 26일 상무, 이사, 국장급 인사에 이어 30일 부차장급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와 내용면에서 ‘대폭’이고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인사의 규모는 승격, 승진, 전보를 포함해 1백40여명선. 우선 편집국장 자리에 고흥길 전 사장실장을 임용한 것에 대해선 홍석현 사장이 지면에 자신의 계획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국장이 사장실장 출신이고 홍석현 사장의 심중을 잘 헤아려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장실 소속인 박준영 기획국장, 정춘수, 이근성 심의팀 부장이 편집국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편집국 데스크진이 젊어졌다는 것이다.
인사 전엔 부장급의 경우 50대 연령층이 주류를 이뤘던 데 비해 이번 인사에선 40대 중반들이 전진배치됐다. 경제1부장엔 41세의 김수길 부장대우가 발탁됐다.

이번 인사를 놓고 중앙일보 내에선 홍사장의 달라져가는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사장이 취임 1년 반을 맞아 이젠 ‘업무를 파악해가는 관리자’가 아닌 ‘업무를 장악한 오너’로서 팔을 걷어붙였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와 함께 단행된 편집국 조직개편도 획기적인 내용으로 평가된다.
종전이 20부 9팀체제가 13부 13팀 체제로 개편됐다. 이같은 ‘대부다팀’ 체제에 대해 중앙쪽은 기능별 소그룹화를 통한 능률 제고를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24일 조선일보가 “비효율적인 중간구조의 과감한 축소와 합리적 조직 개편”을 내세우며 역시 ‘대부다팀’제를 도입한 것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눈길 끄는 대목이다.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편집기획실은 가로쓰기 정착을 위한 작업과 지면의 총괄 조정기능을 맡게 돼 역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는 영남과 호남의 두 지역취재본부를 본격 가동시켜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지방면을 현재 발행하고 있는 메트로(수도권) 섹션의 규모로 키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이밖에도 △위성방송 준비를 위한 신규사업 기획팀 △전자신문팀 △광고효과에 대해 모니터를 하는 중앙미디어연구소 △뉴미디어 본부의 DB사업지원팀 △공무국 기술 지원팀 등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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