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기수로 복역하다 지난 광복절에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김선명씨가 자신을 ‘골수 공산주의자’로 지칭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김씨는 조선일보가 지난 8월17일자 기자수첩을 통해 자신을 ‘전향을 거부하고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한 골수 공산주의자’ ‘그가 꿈에도 그리는 조국통일은 적화통일이 아닐까’ 등의 표현으로 자신이 평생을 바쳐 지켜온 양심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9월 28일 법원에 정정보도청구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에앞서 9월12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신청을 냈으나 조선일보측이 “내부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중재가 불성립됐다.

조선일보는 ‘공산주의자 사면’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를 통해 “김씨의 출소를 감상적으로 바라보기엔 뭔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우리 동포’에 대한 고려없이 김씨를 석방한 것을 비판했다.

이와관련 김씨는 중재위원회에 제출한 ‘정정보도문’ 시안을 통해 “모든 생각과 활동을 부정하라고 고문과 폭력으로 강요하는 ‘전향’은 인간성을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전향을 하느냐 여부는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적인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한 채 죽느냐 아니면 인격과 정신을 버리는 채 사느냐 하는 문제 였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와함께 “해방직후 친일파가 득세하고 독립운동가들이 탄압받는 상황에서 모든 국민은 이에 대항해야 한다는 뜻에서 남로당에 가입했던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은 “마르크스주의니 레닌주의니 하는 것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런 자신을 두고 조선일보가 ‘전향을 거부했으니 공산주의자’라고 보도한 것은 “전향을 강요했던 자들과 똑같은 것”이라며 이는 “사실을 왜곡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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