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10월9일 한글날을 기해 전면 가로편집을 실시하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도 본격적인 가로 편집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28∼30일 편집기자회(회장 김택근)가 ‘전면 가로짜기’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전북 정읍 내장산관광호텔에서 열린 이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 및 참석자들은 ‘전면 가로짜기’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또 세로편집이 보다 권위있어 보인다는 오랜 관습이 만들어낸 편견 경영전망의 불투명에 대한 우려등 신문사의 보수적인 풍토와 발행인 및 편집간부들의 보수적인 성향이 가로편집 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가로편집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가로 편집의 단점을 극복하고 세로 편집에 비해 기사량이 줄어드는 점등에 대한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날 주제발표자들은 △시대적 추세 △한글세대의 증가 △가독성과 독이성이 높은점 △
CTS에 적합하다는 점 등으로 가로짜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로편집의 필요성과 전면 실시를 위한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대전일보 이병철기자는 실제 가로쓰기가 세로쓰기보다 19.5% 빠르게 읽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CTS편집에서 가로쓰기가 블록편집 등으로 세로쓰기에 비해 제작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기자는 가로쓰기의 전면 시행을 위해서는 △가로쓰기 편집에 적합한 서체의 개발 △지면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는 레이아웃의 개발 △판형의 변화와 단의 구획문제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판형과 단의 구획문제와 관련해서도 10단을 기준으로 가로 36cm 세로 33.8cm의 현재 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가로짜기를 할 경우 기사의 양의 약 8% 줄어들며 세로쓰기의 1단보다 가로쓰기의 1단이 더 커짐에 따라 기사와 사진이 기존에 다루어져 왔던 가치보다 더 키워지는 경우가 많게 되는 점 등도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전형철 편집부기자도 최근 가로쓰기 편집의 확대 추세로 미루어 전면 가로쓰기 편집시대가 빠른시일 내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성적인 지면을 창조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한다고 말했다.

전기자는 이같이 최근들어 가로편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과 관련 한극 가로쓰기 세대가 새롭게 가장 구매력이 큰 독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요원으로 꼽았다. 이들 20∼30대 독자들이 세로편집보다는 가로편집에 더 익숙하며 가로편집된 지면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CTS도입으로 가로편집이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는 점과 이미 전면 가로편집을 하고 있는 한겨레신문과 스포츠신문 3개지가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으며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것이 입중된 점 등이 가로쓰기 추세가 확대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가로짜기 편집 형태를 외국의 신문 사례를 들어 제시한 동아일보 이중흡 연구원은 세로편집에서 그미시되고 잇는 ‘통단’이나 ‘양립’이 가로편집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세로편집에선 지면이 상하로 잘려 별개의 지면같은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통단내기’가 금기시되고 있지만 가로편집에선 단조로움과 간결성을 살리는 편집기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독성에서도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독자가 편히 읽을 수 있게 해 열독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이 1면에 도입하고 있는 상하 통단 편집은 특히 전철이나 버스등에서 신문을 읽기 편하다는 점에서 적극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같은 단수의 제목을 맞세우는 ‘양립’은 세로짜기에서는 통단날 우려가 있고 기사의 등급화 효과(1단, 2단, 3단 기사 등으로 제목의 단수로 기사의 비중을 결정해주는 것)를 상쇄시킨다는 점에서 기피됐으나 가로짜기에서는 가득성에서는 물론 시각적으로도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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