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 않는 듯 웃기는 개그맨 전유성씨가 자신이 겪은 기자론을 소개, 관심을 끌었다.
전씨는 조선일보 출판국 직원 1백3명이 지난 1일 문막에서 가진 수련회 자리에 초청돼, 그가 생각하는 언론과 기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전씨는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기자와 언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 기자들을 뜨끔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음은 전씨가 겪은 기자들에 대한 이야기 두토막.
첫째 이야기는 전씨가 얼마전 컴퓨터 입문서인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를 발간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겪은 일.

어느 날 한 기자가 인터뷰 도중 불쑥 “이 책 직접 쓴 거냐”고 물었다. 전씨는 그 말에 상당히 기분이 상했다. 최소한 자신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씨는 “당신 책이나 읽어보고 그 질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 기자는 “읽어봤다”고 대답했다. 전씨가 “담배를 끊은 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책 서문에 분명히 적었는데 그 부분을 읽지 않았느냐”고 기자에게 다시 추궁하자 그 기자는 얼굴이 빨개져 돌아갔다.

둘째 이야기는 전씨가 그동안 ‘딴따라’ 생활을 하면서 절감한 일.
스포츠 신문들은 연예인에 대한 스캔들 기사를 낙종하면 반드시 보복을 하고 만다. 그 보복방법도 가지가지다. 그 스캔들이 결혼으로 이어지면 비밀결혼이라거나 곧 파경을 맞을 것이라고 흑색선전을 퍼뜨린다. 즉 그 연예인에 대해 다시는 ‘물’을 먹지 않기 위해 긁는 기사를 써대는 것이다.

전씨는 기자들에게 취재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고정관념을 깰 것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선일보 출판국의 한 기자는 “전씨의 직설적인 비판에 뜨끔하긴 했지만 기자들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평했다.

이번 전씨의 초청은 지난해 프로야구 LG팀의 이광환 감독에 이은 것으로 조선일보 출판국은 내년 수련회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코너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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