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미디어 센터가 마련됐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모두 63개국 4288명의 내외신 기자가 미디어센터에 등록했다. 코엑스 1층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1300여개의 좌석이 마련됐다. 미디어센터와 국제방송센터를 더하면 모두 1만8181㎡, 5500평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였다. 이틀 동안 취재진에게 제공된 식사만 1만2천여명분량, 23t에 이를 정도였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일본 취재진이 2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90명, 영국이 153명, 중국이 121명, 러시아가 108명씩이고 브라질과 멕시코,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온 기자들도 눈에 띄었다. 준비위원회는 외신 기자들을 위해 13개 언어로 통역을 준비하고 동시 통역기도 배포했다. 멀티 어댑터와 USB 충전기 등을 프레스킷으로 제공하고 이슬람권 기자들을 위해 기도실까지 마련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돋보였다.

   
  ▲ G20 정상선언문 발표를 앞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서 각국의 방송 취재진들이 리포팅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세계 각국의 기자들 사이의 취재 경쟁은 치열했다. 13일 G20 정상들의 공동 선언문이 배부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수십명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취재 지원실로 몰려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부 기자들은 선언문 초안을 서로 가져가려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는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싶다고 말했는데도 중국 기자가 굳이 질문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무안을 당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 때는 일부 이동통신사가 행사장 인근의 휴대전화 전파를 차단해 통화가 두절돼 기자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히 진척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기자회견 직후에는 다소 맥이 풀린 분위기였다. 행사가 끝난 오후 6시께는 송고를 마친 기자들이 행사장 인근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외신 기자들은 이날 저녁은 물론이고 다음날 오후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사 이틀 동안 코엑스 주변에는 이중으로 펜스가 둘러쳐졌고 경찰 병력이 곳곳에 깔려 검문 검색에 나섰다. 코엑스를 가로질러 가려던 시민들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 출입하려는 기자들은 미리 발급받은 아이디 카드를 목에 걸고 얼굴 인식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1인 시위를 벌이려던 시민들은 곧바로 경찰에 붙들려 강제로 이동 조치됐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12일에는 보안을 위해 지하철 2호선과 시내버스가 삼성역 인근을 무정차 통과했다. 코엑스 주변 영동대로와 테헤란로, 아셈로, 봉은사로는 시내버스를 비롯해 차량 출입은 물론이고 일반들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코엑스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을 위해 출입 스티커를 발급했지만 인근 현대백화점과 코엑스몰의 460여개 상점은 대부분 휴무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코엑스몰은 한적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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