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진출 언론인들


유신정권의 언론 유인정책에 편승, ‘유신 파수대’였던 유신정우회를 통해 국회로 진출하거나 정부의 장관이나 관료로 ‘등용’됐던 언론계 인사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정계, 언론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서 ‘굳건하게’ 활동중인 인사들이 있다.

지난 73년 3월7일 창립한 이래 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로 해산되기까지 유신정우회는 3기(임기 3년)까지 배출됐는데 여기에 참여한 언론인들은 모두 14명이다.

이들 유정회 출신 언론인들 중 최근까지도 정치 일선에 몸 담고 있는 인사로 눈에 띄는 인물은 김윤환 신한국당 대표위원.

김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대리를 마치고 유정회 3기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3선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5·6공 시절에는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 비서실장 등 권력의 핵심부로 진출하는 등 나름의 정치적 감각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한편에서는 ‘양지에만 있는 정치인’이란 비판도 없지 않았다.

이진희씨는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유정회 1기로 정계에 진출했다. 그는 유정회 해체 이후 문화방송 경향신문 사장을 역임하면서 80년 신군부가 급조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윈회 입법의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씨는 80년 신군부의 5·17쿠데타 성공 이후 자행된 언론인 대량 해직을 주도한 장본인 가운데 한사람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씨는 유정회 이후에도 정·관계, 언론계의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조선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유정회에 몸을 담았던 이종식씨는 현재 방일영 문화재단 상임이사로 활동중이다. 그는 유정회 2~3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된 후 다시 연합통신 이사, 방송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방일영 문화재단상임이사에 이르게 됐다.

당시 언론인들이 행정부 진출도 두드러져 3대부터 6대까지 문공부 장관은 모두 언론계 출신이었다.

김성진 대우경제연구소회장은 동양통신 정치부장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과 대변인을 거쳐 문공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그는 동양통신, 연합통신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주싱가포르대사, 외무부 본부대사 등을 지낸 후 지난 92년 대우 해외사업 자문역 담당 부회장을 맡으면서 대우와 인연을 맺은 뒤 올해부터 대우경제연구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6대 문공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규현씨는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한국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72년 문공부 홰외공보관장을 맡으면서 관계로 진출했다.

그는 80년 문공부 장관을 마친 뒤에는 주캐나다 대사, 주노르웨이 대사 등 주로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코리아데일리 회장, 한.캐나다협회 회장을 거쳤으며 현재 중앙일보 편집고문으로 있다.

한편 유신정권은 정부 각 부처에 대변인제를 신설하며 이 자리에 다수의 언론인들을 앉혔다.

서울신문, 한국방송공사 등 언론사 사장을 거쳐 현 ‘96년 문학의 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기원씨도 73년 경제기획원 대변인으로 발탁된 경우이다. 그는 대변인이 되기 직전까지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맡고 있었다.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74년 감사원 대변인이 된 염길정씨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지난 12대 국회의원을 거쳐 91년부터는 한국컴퓨그래피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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