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게는 전혀 기억되지 않는 드라마의 출연진들이 있다. 저자 거리를 그냥 거니는 사람들로, 전장터의 군인들 중 하나로 또는 발바닥만 나오는 시신으로 ‘연기’를 해내는 엑스트라가 그들이다.

‘한국예술’이나 ‘서울예술’이라는 ‘예술적’ 이름을 가진 회사들이 엑스트라 공급업체이다.

엑스트라로 방송에 출연하고 싶은 사람들은 먼저 ‘한국예술’이나 ‘서울예술’ 같은 엑스트라조합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생김새를 설명하고 등록을 해야한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PD는 이 곳에 전화를 걸어야 엑스트라를 ‘공급’받는다.

각 엑스트라조합은 방송3사와 모두 거래를 하고 있다.어떤 프로그램의 PD가 시장 풍경을 찍기 위새서는 그 상황에 걸맞는 나이, 성별, 생김새와 필요 인원수를 결정한다. 그러면 AD나 FD(Field Director)가 엑스트라조합에 연락한다.

엑스트라조합들은 지역별 지부를 두고 있다. 말이 좋아 지부라고 불리지만 보통은 전화 한대 놓고 연락업무만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방송사에서 40대가 넘은 사람들을 엑스트라로 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방송 출연을 원하는 엑스트라 후보자들 중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소일거리도 되고 담배값 벌이도 되기 때문이다. 출연료는 시간을 기준으로 책정되나 시간당 ‘정가’는 없다.

보통 하루에 3만원에서 6만원까지 받는다. 또 엑스트라를 하게 된다고 해서 옷을 따로 공급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사극이나 특별의상이 아닐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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