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불온도서로 선정됐지만 여전히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후속작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세계화와 개방의 이면을 들춰냈다면 이 책은 자유시장 경재의 허상을 파헤친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 책에서 스웨덴의 버스 기사가 인도의 버스 기사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50배나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건 다름아닌 보호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자유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장 교수는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 모르는 건 자신들의 나라가 못 사는 게 빈곤층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 때문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장 교수는 “개인의 부는 개인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며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는 개인의 능력 차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차이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장 교수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가난한 것은 그 나라 부자들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끌어낸다.

장 교수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는 더 나아져야 하고 나아질 방법도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시장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시장을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속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영문판으로 먼저 출간된 이 책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당수는 장 교수에게 점심을 사야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