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비행은 항상 과거시제로 보도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머피의 법칙에 나오는 워터게이트의 원리다. 그러한 잘못은 사실 정부책임보다 언론의 책임이 크다. 우리나라 언론의 경우 그런 경향은 미국언론보다 더욱 심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언론은 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 비굴한 면모도 갖고 있다. 시체를 물어뜯는 추한 성질도 있다. 언론계의 어느 대선배는 그것을 우리 언론의 「하이에나 기질」이라고 개탄한 일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질이 아니라 병패다. 하루빨리 치유되지 않으면 안되는 고질병이다. 언론의 고질병은 그밖에도 많다. 남의 눈의 티끌은 꼬집으면서도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 환자가 죽어가면 빨리 약을 쓰는 일이 중요함에도 일부 언론은 약병에 붙은 상표의 색깔이 잘못됐다며 그것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쩌다가 어린아이가 찻길에 들어가서 위험한 지경에 처하면 먼저 아이를 구하는 일이 중요한데도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부모의 아이 교육법이 잘못됐다는 점을 먼저 입증하려고 한다. 개혁과 사정 구호에 발맞춰 열심히 나팔소리를 울리지만 자신은 언제나 사정권 밖에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 행군이 제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런 우리 언론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오늘>의 출현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언론 스스로 자정·자율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디어 오늘>은 그런 역할을 열심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미디어 오늘>은 어떠한 편향성에도 빠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미디어 오늘>을 읽다보면 어쩌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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