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디어 오늘>을 펼쳐들 때마다 늘 한가지 이상 새로운 정보를 얻었던 기억이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사설이 12·12와 5·18 쿠데타 집단의 사법처리문제에 있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미디어 오늘>을 보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또 방송사 보도국에서 열린 ‘외압에 대항하는 기자총회’라든지 ‘대통령의 학적부기사가 보도되지 못한 속사정’ 등 언론사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있어 마치 막혔던 혈관이 뚤리는 시원한 느낌을 여러번 가진 적이 있다.

<미디어 오늘>에 대한 주위 동료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 긍정적인 평가는 언론 스스로에 대한 비판, 감시 기능에 오히려 목말라하는 언론종사자들의 역설적인 욕구를 잘 말해준다고 하겠다.

이미 새로운 권력으로서 군림한다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는 언론을 비판, 감시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욕구는 매우 높다. 언론은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재는 잣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바른 언론을 추구하려는 노력도 국민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무위로 돌아가기 쉽다는 사실을 이미 여러번의 경험을 통해서 확안한 바 있다.

그러나 언론노련의 기관지가 아닌 가정에서 혹은 가판대에서 시민들에게 팔리는 신문으로서 <미디어 오늘>의 위상과 태도는 분명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미디어 오늘>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접하게 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적이 있었는가? 기사를 쓸 때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읽고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했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광고를 포함한 대대적인 판촉노력을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혹시 언론노조의 재정에 기대려는 마음은 없었는가?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한다.

새해들어 <미디어 오늘>이 16면으로 증면을 단행한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미디어 오늘>이 새롭게 태어나려는 노력에 조금은 안심하면서 <미디어 오늘>에 꼭 부탁하고 싶은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자본의 언론지배에 대한 감시이다. 언론에 대한 자본의 지배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자본의 지배를 받는 언론은 고도의 테크닉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심지어는 언론종사자들의 의식까지 마비시킬 수 있다.

언론자본에 대한 감시에 좀더 구체적이고 논쟁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으면 한다. 언론을 사적으로 이용하려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분명히 지적하고 견제하는 선봉에 <미디어 오늘>이 서야 할 것이다.

<미디어 오늘>이 가판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신문이 되어 한국의 언론이 보다 건강하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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