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예술섬 사업에)전체 예산이 얼마 들어가고 부대시설과 공사가 진척돼 돈이 어느 정도 더 들어갈지, 서울시 의회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고 서울시 의회가 대표하는 서울시 시민들도 당연히 관심 가지고 있어 질문을 드린 것입니다. 사전 약속이 안 됐다는 이유로, 사전 약속이 안 된 질문이라고 해서 (서울시가)서운해 하시니 질문한 사람도 서운하네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5일 MBC 라디오 방송에서 한강 예술섬 사업과 관련해 참석한 서울시쪽 관계자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손 교수가 1조 원 이상의 공사비가 추산되는 상황에서 예산 충당 계획을 묻자, 질문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기획관은 이날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 교수가 한강 예술섬 사업 예산에 대한 추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자 “모른다. 추산이 어렵다”고 답변하면서 손 교수와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승일 기획관은 손 교수가 다시 "굉장히 큰 공사이고 5년 전부터 준비한 것인데 모르십니까", "6천억 원 정도 기본 예산인지"를 묻자, “오늘 지금 (인터뷰에서 손 교수가)말씀하시고자 하는 내용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저희와 말씀하실 때 사전에 준비된 내용으로 말씀하시죠”라며 문제의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자 손 교수가 "추가 공사비 내용을 여쭤 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지만, 안 기획관은 “저희와 (MBC 시선집중)작가와 얘기할 때는 ‘서울 예술섬을 왜 준비하는 것이고 왜 필요한 것인가를 얘기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사전에 얘기된 질문만 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안 기획관이 이같이 답변을 거부하자, 손 교수는 한강 예술섬의 취지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또 손 교수와 안 기획관은 이번 사업을 서울시가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 한다는 논란에 대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손 교수가 인터뷰를 시작하며 “(한강 예술섬 사업에 대해)서울시의회는 안정적 재정 확보 없어 반대하고 있고, 서울시는 11월에 강행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안 기획관은 “‘공사 강행하겠다’고 제목 붙인 이데일리 기사 보고 강행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며 “계획했던 발주 계획대로 하는 것인데, 이데일리가 발주 강행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제목으로 썼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예산 상황이 바뀌었고 서울시 의회가  반대하는데 (서울시는)11월에 공사한다고 하니 누구나 강행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재반박했지만, 안 기획관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 예술섬 사업은 지난 2005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 말에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 2006년 7월 오세훈 시장이 복합 문화 단지 조성 취지로 확대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오는 11월 5909억 4100만원 규모의 한강 예술섬 조성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부족한 재원 문제 등과 관련해 기업 투자 등을 유치해 필요한 재원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쪽 서울시의원들은 1조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서울시의 부채 문제가 심각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으므로 예산에 반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터넷 경제신문 이데일리는 지난달 30일 <서울시, 5900억 한강예술섬 11월 발주 강행..시의회 반발>이라는 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간 전국 단위 아침신문 가운데 한강 예술섬 논란을 주요하게 다룬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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