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사건 최종결과 보고서에 대해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합조단 보고서에 대해 "시민사회와 언론 제기한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고, 국민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지난 5월 20일 발표했던 내용에서 그나마 변경된 것은 설득력은 없고 자의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자의적인 변경의 사례로 폭발화약의 양이 달라졌으며, 스크루 변형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달라졌다는 점을 들어 "이렇게 바꾸고자 했다면 5월20일 발표가 어떻게 왜 틀렸다는지 인정하는 게 선행돼야 하지만 슬그머니 바꾸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북한 잠수함정의 침투경로와 도주경로의 경우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맘대로 그려넣었고, 연어급 잠수정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합조단이 보고서와 함께 출간한 천안함 만화에 대해 "천안함에 대해 홍보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제작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은 없고 일방적인 군 주장을 강요하는가 하면, 의혹을 제기한 인사를 비하하고, 중립성을 잃은 표현으로 색깔론 몰이까지 하려했다"고 비판했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이치열 기자  
 
합조단이 북한 어뢰 공격의 근거로 제시한 '선저상태·함 안정기의 흔적·지진파와 공중음파 감지·생존자 폭발음 청취 및 부상정도·수중폭발 시뮬레이션·근해조류 상태·폭약성분 등에 대해 최 의원은 "물기둥이나 화염이 없고, 부상자 상태가 경미한 근거들의 경우 좌초나 충돌로 볼 수 있음에도 이를 폭발의 근거로 끌어다 썼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물기둥 없이 폭발이 있을 수 없음에도 필요한 부분만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데이터도 입맛대로 해석했다"며 "섬광이 발생한 위치와 사고지점이 다르다는 객관적인 백령도 초병의 진술도 있는데도 '섬광을 봤다'는 근거만 뽑아서 폭발이라고 우기고 있다. 군은 지금 흰 것을 검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에서 북한 잠수함의 발사경로를 표현한 그림에 대해 최 의원은 "이 그림을 보면, 북한 잠수함정이 백령도 근해에 와서 멀리서 천안함을 잠망경으로 확인한 뒤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기동하다 어뢰를 쏜다는 것인데, 무슨 만화처럼 표현해놨다"며 "억지로 꿰맞추려 했다는 흔적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북 잠수함정이 'ㄷ' 형으로 침투한 이유에 대해 최 의원은 "천안함 특위가 끝난 이후 합조단은 중국어선이 쳐놓은 그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해놓고, 이번 보고서엔 거센 조류 때문일 것이라고 기재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다시 조사할 수 밖에 없는 근거들이다. 처음부터 다 재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참여연대와 함께 15일 천안함 보고서 평가 등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편, 최 의원은 이날 오전 천안함 최종결과 발표에 대한 10가지 의혹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최 의원은 △어뢰 폭발력이 TNT 250kg이라고 했던 합조단이 이번에 'TNT 360kg에 수심 7m 지점서 폭발'이라는 경우가 시뮬레이션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얻은 이유 △수심 7m와 지진파 진도 1.5를 레일리 윌리 공식을 적용해 TNT를 환산하면 폭발력이 174kg에 불과한 모순된 결과가 나오는 결과 △스웨덴 조사팀이 '자신의 팀이 참여한 부분에 대해서만' 동의한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 윤종성 군측 합조단장. 이치열 기자  
 
최 의원은 △행위자 규명과 관련해 어뢰 발사 주체가 북한이라는 점에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사실인지 △사고원인 조사와 달리 행위자 규명의 경우 '다국적 정보 연합 TF'에서 이뤄졌다는데 그 구성원 가운데 스웨덴이 빠지고 캐나다가 참가하게 된 구체적 경위와 참가자 현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또 CCTV 11개가 모두 복원됐고, 이 가운데 6개소의 영상종료 시점이 제각각인 이유에 대해 모두 1분 전의 영상이라고 했으나 최종보고서엔 21시17분03초에 정지한 가스터빈실 영상이 최종 영상이라고 밝힌 이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우현 스크루(프로펠러)가 관성력에 의해 함수방향으로 휘어진 것이라고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에서 밝혔고, 5월 20일 중간조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변형 원인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지만 이번보고서에서 빠진 이유는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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