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천안함 종합보고서에 대해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그동안 제기된 의문을 해소하기 보다는 기존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정도에 그쳤다"면서 "잘못 꿴 첫 단추를 끝까지 잠군 꼴"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천안함 내외부에서 폭약 성분이 발견됐는데도 정작 결정적 증거라는 어뢰 추진체에서 검출되지 않은 이유가 설명돼 있지 않다. 어뢰 추진체의 설계도가 들어있다는 카탈로그를 공개하지 않았고 어뢰 추진체에 적힌 '1번'이라는 글씨가 북한산 매직으로 쓰인 것이라는 사실도 입증하지 못했다. 어뢰의 부식 정도에 대한 분석도 빠져 있다.

신 대표는 "국방부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를 근거로 수많은 반박과 반론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진실도 머지 않아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심지어 이번 보고서에는 그동안 합조단의 주장을 부정하는 새로운 사실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 지난해 2월 좌초된 포트로얄호의 프로펠러.  
 

 

   
  ▲ 천안함의 오그라든 프로펠러. ⓒ이치열 기자.  
 

신 대표는 "국방부는 좌초라고 볼 정황이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오그라든 프로펠러를 설명하지 못했다"면서 "지난 7월 언론 3단체 설명회 때 일부 잘못을 시인했으면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해명이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천안함의 프로펠러는 지난해 2월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인근에서 좌초된 포트로얄함의 프로펠러와 매우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특히 "소나 돔에 손상이 없기 때문에 좌초가 아니라는 주장은 유치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천안함은 길이가 88m, 폭이 10m에 이른다. 소나 돔은 길이 1.5m, 폭 1m 크기다. 신 대표는 "옆 부분이 빙산에 부딪힌 타이타닉호는 바닥이 깨끗한데 이것도 좌초가 아닌가" 하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국방부의 시뮬레이션은 애초에 결론을 정해놓고 꿰어맞춘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어뢰 추진체의 1번 글씨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미 카이스트 송태호 교수와 버지니아대 이승헌 교수 등이 여러차례 논쟁을 벌인 바 있는데 국방부는 송 교수의 주장만 인용했다. 신 대표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녹이 매직을 뚫고 나온 게 아니라 녹슨 위에 매직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방부의 설명은 아무런 의문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국방부는 가스 터빈실을 공개하면서 내부에서 폭발이 없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배 밑바닥의 함 안정기가 우그러든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 바로 윗 부분의 가스 터빈실이 너무나도 온전한 모습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배 밑 3m 지점에서 TNT 250kg 이상의 폭발이 있었다면 가스 터빈실은 물론이고 갑판의 플레이트까지 산산조각이 나야 하는데 심지어 형광등조차도 깨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면서 "이런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이번 최종 보고서는 거짓과 조작과 기만과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최종 보고서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 될 것이고 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의 무덤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실험만 한번 하면 드러날 내용이 많다"면서 "머지 않아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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