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11월 공식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현재 권영길 위원장이 구속 상태이며 수석부위원장 양규헌씨도 수배중이다. 한국 노조운동사의 중요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민주노총의 출범은 노동계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96년은 민주노총 체제 출범 이후 처음 맞는 해로 상반기 임투의 전개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또한 96년 4월로 예정된 총선에서의 이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실무집행 총책임자인 권용목 사무총장을 만나봤다.

―권위원장 구속 이후 민주노총 지도부 개편 계획은 없는지.

비록 수배중이긴 하나 양규헌 수석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부위원장단이 민주노총 사업을 총괄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 권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초대 위원장인 만큼 그 선출의 상징적 의미에 비춰볼 때 현 상황에서 지도부의 개편이란 있을 수 없다.

―민주노총의 새해 주요 사업 계획은.

새해 2월 있을 정기대의원대회를 거쳐야만 정확한 새해 사업계획을 밝힐 수 있다. 지금은논의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주요하게는 노조원들의 연대의식 제고를 위한 사업과 중소규모 사업장의 미조직 노동자들 조직화 사업, 특히 민주노총의 위상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임금인상 투쟁방침을 마련하는 문제 등과 관련해 활발히 논의 중이다.

―민주노총의 위상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임금인상 투쟁방침이란 무엇인가.

과거처럼 중앙이 각 단위 노조의 임투 시기, 방법 등을 일일이 지도하는 형태가 아니라 각 연맹이 그같은 사업을 추진해 지도력을 높이고, 민주노총은 노조운동 전반을 포괄하는 주요 정책을 제시하고 산하 연맹의 단결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 추진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정부가 민주노총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 그같은 임투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텐데.

새해 임투는 어차피 민주노총의 합법성 쟁취투쟁과 함께 전개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새해 임투는 민주노총 합법화를 목표로 3자 개입금지, 복수노조 금지 등 현 노동악법 개정 투쟁의 내용을 담고 진행될 것이다.

―새해는 총선 등 정치일정과 관련해 정부가 민주노총에 대한 압력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의 민주노총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민주노총이 산하에 사무, 전문직의 합법 연맹들을 포괄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탄압은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주로 지금과 같이 민주노총 지도부와 일부 제조업 연맹에 대해 탄압을 가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탄압을 가해오면 민주노총 사수, 민주노총 합법화 투쟁으로 맞대응할 것이다. 결국 임투와 민주노총 합법화 투쟁은 함께 진행될 것이다.

―총선시기 별도의 정치적 방침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민주노총이 강령에서 밝혔듯이 새해 총선과 때를 같이해 민주노총의 사회개혁 투쟁을 집중시킬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이 제기한 주요 사회개혁 과제를 산하 연맹들이 노조원들의 의식수준, 조직의 특성등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토록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이 독자적인 후보를 낼 것인가 등과 관련된 문제는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인 만큼 우선 새해 1월 예정된 민주노총 중앙위원회에서 정치위원회 건설문제를 논의하고 이에 따른 방침이 나오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권력과 자본이 한국통신 노조에 대해 국가전복 세력 집단이기주의라고 단정했듯 새해에도 민주노총의 임투나 사회개혁투쟁에 대한 이념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권력과 자본이 언론을 이용해 엄청난 이념공세를 퍼부었음에도 국민들은 정부의 일방적 주장에 그다지 동조하는 것 같지 않았다. 새해 임투, 사회개혁 투쟁등이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형식을 준비중이다. 민주노총이 국민들을 위한 조직임을 알려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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