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는 서울대 청강생이었다’는 기사가 한겨레신문을 제외한 모든 신문지면에서 일제히 사라진 사건이 벌어져 현직 대통령에 약한 언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한겨레신문의 이 기사는 서울대 박물관이 개교 50돌 기념 사업으로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김대통령이 서울대 철학과 ‘청강생’이었던 것으로 기록된 자료가 발견됐고 이를 관악서 출입기자들에게 공개뒤에 소개된 것. 지면에는 단 한줄도 나오지 않았지만 이들 기사는 언론사 내부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통신의 경우에는 사장이 직접 기사를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통신 기자는 지난달 24일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기사를 출고했다. 그러자 현소환 사장의 관여로 이 기사는 게재되지 않은채 사라졌다.

경향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 사진취재까지 요청해서 관악서 출입기자가 시경캡에게 보고하고 기사를 작성, 송고한 이 기사는 데스크 과정에서 사라졌다. 더우기 사진부장은 이날 담당기자로부터 ‘필름원본’을 송두리째 압수(?)하기도 했다. 이외에 정보보고를 했으나 아예 기사 출고를 하지 않은 국민일보와 조선일보를 제외한 동아, 세계, 중앙, 한국 등 대부분의 중앙일간지들이 기사를 출고했으나 데스크 과정에서 이 기사는 빠진 채 게재되지 않았다. 또 공교롭게도 이날 ‘5.18특별법 제정’이라는 메가톤급 발표 때문에 지면이 없었다는 몇몇 신문사의 해명도 무시 할 수만은 없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이 기사가 지면에서 사라진 더 중요한 원인은 언론의 ‘대통령 모시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다. 관악서 출입기자들이 함께 취재를 하며 ‘과연 이 기사가 게재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을 한 것이 근거없는 우려는 아니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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