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뤄지는 체제 선전전을 놓고 남과 북이 쫓고 쫓기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는 지난 23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uriminzok’ 등 유사 계정의 접속 차단을 의결했다. 심의위는 이 의결 내용을 국내 인터넷망사업자(ISP)들과 트위터 한글사이트 운영자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 우리민족끼리가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uriminzok)의 접속을 차단한 데 이은 후속조치다. 방통심의위는 경찰과 국정원의 요청에 따라 이들 조치를 취했다. 23일의 조치는 우회접속을 차단하려는 고심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국내 트위터 이용자는 물론 미국의 언론도 냉소적인 반응이다. 국내 한 이용자(@nukuna)는 “우리민족 트위터에는 관심없다. 트윗계정 자체를 선동의 도구로 생각하는 것도, 그런 수준의 트윗에 휘둘릴 거라 생각하는 작자들도 참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0일 <남한이 북한 트위터 계정을 봉쇄한 이유>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정부의 이번 조치가 정치적 반대 세력은 물론 외국의 북한 전문가들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트위터 전쟁 속의 한반도>라는 도쿄발 기사에서 “남북한의 적대적 관계가 인터넷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마이크로 블로깅과 관련한 소규모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 정부의 접근 차단조치는 미국 정부와는 확연히 상반되는 대응”이라며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크롤리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pjcrowley)에서 “북한의 트위터 입성을 환영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트위터 가입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크롤리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페이스북 선전전과 관련해 “진정한 문제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페이스북 가입을 허용할 것이냐 여부다. 친구 없는 페이스북이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uriminzok’은 지난 23일 “조선륙일오편집사에서 페이스북에 ‘우리민족끼리’의 이름으로 계정설치”라고 홍보했으며, 이 페이스북 ‘민족끼리’에는 로동신문 기사 등 20여건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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