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때 아닌 ‘원조’ 시비를 벌이게 됐다. 동아일보의 스포츠면이 조선일보의 스포츠면과 너무 흡사해 ‘베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노보 15일자에 따르면 동아일보의 최근 스포츠면이 △광고를 없앤 15단 전면을 활용하는 것 △지면 상단에 사진을 배치하고 단신과 함께 처리한 것 △스포츠 분야의 통계를 잡아 그래픽으로 집어 넣은 것 △’스포츠’라는 한글 문패 오른쪽에 ‘SPORTS’라고 병기한 것이 너무 흡사해 “두 지면이 한 신문사에서 나온 다른 날짜의 지면인지 착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선노보는 후발주자의 경우 아이디어면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결과물만 놓고 본다면 “베낀 쪽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하고 “그렇게 되면 아이디어를 쥐어짜 뭔가 더 새로운 지면을 만들어내야 하고 다른 신문사에서 또 흉내내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언제까지나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을 것인지 ‘원조집’ 종업원들은 영 답답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선노보의 지적에 대해 동아일보의 한 편집부 기자는 “시각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다”며 “스포츠면 편집이 바뀐 데는 경영진측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영진측의 직접적 지시가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언론계 관계자들은 동아일보가 83년 최초로 스포츠면 가로짜기를 도입해 기자협회가 제정한 ‘제15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이후 다른 신문이 동아일보의 가로짜기 편집을 따라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쫓고 쫓기는 식의 언론계 ‘베끼기 관행’의 아이러니를 새삼 확인해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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