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10년 간 자녀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시점마다 수 차례 위장 전입을 한 것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탈세·투기 의혹에 이어 배우자 위장취업 의혹과 홀어머니 '홀대' 의혹도 나오고 있어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문화부는 13일 오후 "신재민 장관 후보자는 딸들의 초등학교 적응문제로 인해, 인근 다른 학교로 전학시킬 목적으로 같은 고양시의 인근 동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사실이 있다"며 "이와 관련, 신 후보자는 이와 같은 행위가 적절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신재민 내정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변인을 통해 얘기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심장섭 대변인은 통화에서 "횟수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정자가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민쪽 "횟수 정확히 모르겠지만, 위장전입 인정"…이용경 의원 "10년간 5차례 위장전입"

   
  ▲ 신재민 문화부 장관 내정자.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번 위장전입은 이용경 의원이 13일 "신 내정자가 지난 1995년부터 10년 동안 자신의 세 딸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시점마다 수 개월 단위로 5차례 위장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역을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 내정자는 지난 1995년 7월 일산 밤가시마을로 이사를 하고, 3개월 뒤 10월 마두동 강촌마을로 전입했다. 당시 신 내정자의 장녀는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마두동 강촌마을은 우수학군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또 그는 지난 1999년 8월 일산 마두동 강촌마을로 전입했으나 6개월 만에 밤가시마을로 재전입했다. 당시 장녀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이후 밤가시마을에서 재전입한 5개월 뒤인 지난 2000년 7월엔 신 내정자의 배우자 윤모씨가 6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차녀와 함께 세대를 분리해 일산 후곡마을에 전입했다. 그러나 윤모씨는 3개월 뒤 다시 밤가시마을로 전입했다. 후곡마을은 특목고 등을 희망하는 부모들이 주로 이사를 오는 지역이다.

막내딸과 관련해서도 전입이 반복된다. 3개월 후인 지난 2001년 3월2일 윤씨는 막내딸과 함께 세대 분리를 해 후곡마을로 다시 전입하고 열흘 뒤에 다시 밤가시마을로 전입했다. 이후 막내딸이 초등학교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3년 11월 가족 전원은 일산 둔촌마을로 전입을 했고, 2개월 후인 지난 2004년 1월엔 일산 장항동 레이크 폴리스로 전입했다. 이후 3년 뒤엔 스타시티로 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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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의혹 이외에도 장남인 신 내정자의 홀어머니 관련 도덕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신 내정자의 홀어머니 박씨는 지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각종 채무 부담 때문에 유일한 재산인 구로동 아파트나 3차례나 가압류 당하고 3차례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을 겪었다"며 "지난 2003년 관련 문제는 해결됐지만 신 내정자 어머니는 2010년 6월 17평 아파트를 담보로 한 노후연금상품(역모기지)에 가입해 월 130만원의 생활 자금을 은행에서 받아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 의원은 "비슷한 시기인 2009년 9월 내정자의 배우자 윤씨는 5760만 원을 지불하고 피트니스·스파·골프회원권을, 지난 4월엔 3700만 원의 승용차를 구입했다"며 "내정자도 지난 8월 650만 원을 들여 호텔 피트니스클럽 회원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또 신 내정자의 배우자 윤씨의 '위장취업'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배우자는 후보자가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참여로 인해 소득이 없던 2007년 1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00업체에 취업해 5640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면서 "연말정산 기록에는 가족 인적 공제, 교육비 공제,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직장 근로자가 기본적으로 공제하는 항목에 대한 공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신 내정자의 배우자가 해당 업체에 근무하는 것으로 서류만 등록하고 무상으로 급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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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화부는 홀어머니 관련 의혹과 배우자의 위장 취업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심장섭 대변인은 "신 내정자가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한 뒤 돌아와서야 어머니가 이런 상황에 처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신 내정자는 2003년에 상당 부분의 변재를 하시라고 어머니께 돈을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신 내정자 어머니는 생활에 불편함 없이 풍족하게 생활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심 대변인은 '위장취업'과 관련해선 "배우자가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인데, 설계·감리 프로젝트를 할 경우 프리젠테이션 자문을 했고 보수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 내정자의 배우자와 민간 회사와의 계약이라서 연봉 형식인지 어떻게 돈이 지불됐는지는 모르겠다"며 "(배우자가) 출근은 안 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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