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의원과 연예인 유승준씨가 거의 유사한 병역기피 전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임은 천양지차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오광수 경향신문 문화부장은 19일자 신문 오피니언면의 '아침을 열며' 코너 <'병역기피 의혹' 안상수와 유승준>이라는 칼럼을 통해 두 인물을 병역기피 전력과 사회적 처우를 적나라하게 비교하면서 신임 안상수 대표에 대해 상생과 화해를 원한다면 국민 앞에 죄를 고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정면 비판했다.

안상수 대표와 유승준씨는 병역기피 의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한 사람은 '집권당 대표'로 화려하게 부상한 반면 또 한사람은 8년째 대한민국 땅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한국 사회에 정의가 있는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는 것이다.

오광수 문화부장은 이를 두고 "두 사람에겐 한국 사회에서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병역기피'라는 의혹이 붙어다닌다"고 지적하고, 그런데 왜 한 사람은 천형과 같은 '벌'을 받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집권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유승준씨의 경우 연예인 생활 동안 입대해 복무하겠다는 뜻을 밝혀오다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병역을 '기피'한 것에 대해 호된 비난 여론에 직면해 지금까지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팬들의 싸늘한 반응 때문이다. . 오광수 부장은  이 칼럼에서 "얼마 전 한 케이블TV가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를 기획했음에도 여론에 밀려 포기했고, 최근 성룡이 제작한 그의 출연 영화도 개봉했지만 왕년 팬들은 발길도 하지 않았다"며 국내 팬들의 냉담한 반응을 전했다. 

최근 한나라당 당대표로 선출된 안상수씨의 경우는 어떠한가. 66년과 71년 각각 징병검사와 입영을 기피하고, 73년부터 74년까지 '행방불명' 처리돼 입영기일이 연기됐다가 결국 78년 고령을 이유로 '소집면제자'가 됐다.

이를 두고 오광수 부장은 "군대 가본 경험이 있거나 징병검사 통지서를 받아본 한국 남자라면 그가 12년간 군대에 안가기 위해 온갖 편법을 다 썼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안상수씨와 유승준씨는 둘 다 '병역기피 의혹'이라는 천형과도 같은 사회적 부채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유씨에겐 대중의 냉정한 '벌'이 내려진 반면, 안씨에겐 한나라당이라는 집권당이 죄를 '사'한 꼴이 됐다.

   
  ▲ 경향신문 7월19일자 오피니언면  
 
오광수 부장은 "이쯤 되면 8년간 모국에 발길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유승준씨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라며 "당신이 누군가의 입국금지를 하라마라할 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았으니 억울해하지 말라고? 아니면 원래 정치인은 적당히 때가 묻어야하는 집단이니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해석하지 말라고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오 부장은 '화해와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안상수 대표의 말이 자꾸만 허언으로 들리는 이유에 대해 "안 대표가 진정 화해와 상생의 정치를 하고 싶다면 국민 앞에 '죄'를 고하고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아니면 병역기피 의혹마저 덮으면서 그를 택한 당원들의 선택이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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