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변화도 이변도 없었다. 언론이 예상했던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앞으로 2년간 여당을 이끌어갈 신임 대표로는 예상대로 안상수 의원이 선출됐다.

한나라당은 14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제11차 전당대회를 열고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한나라당 대의원 투표 70%, 여론조사 30% 등 총 유효투표 1만4880표 가운데 안상수 후보는 431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홍준표 후보가 3854표로 2위를 차지했고, 나경원 후보는 2882표로 3위, 정두언 후보는 2436표로 4위, 서병수 후보가 1924표를 얻으면서 마지막으로 최고위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쇄신 깃발을 높이 세웠던 김성식 후보는 665표를 얻어 출마자 11명 중 정미경(446표)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득표로 10위를 차지했다. 

   
  ▲ 14일 오후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앞을 보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결과는 민간인 불법 사찰로 불거진 특정 인맥의 ‘국정농단’ 문제와 관련해 여당의 전면적인 쇄신과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치적 철학을 함께하는 후보가 1위부터 4위까지 휩쓸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쪽 인사는 서병수 후보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목할 대목은 후발주자였던 나경원 후보가 23.9%로 여론조사 투표 1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정두언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는 전체 3위였지만, 여론조사에서 밀리면서 최종 득표수에서는 4위로 처졌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당선자는 대의원 투표에서 예상대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여론조사에서도 20.3%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위인 홍준표 후보는 23.2%로 여론조사에서 선전했지만, 복병인 나경원 후보의 등장에 따라 안상수 후보와의 득표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자질 논란을 빚었던 안상수 후보를 대표로 선출한 것은 여권의 위기 상황에서 청와대와 코드를 함께 하는 여당 대표를 통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이끌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이러한 모습이 여론에 어떻게 비쳐질 것인지 여부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여당의 역동적인 모습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역동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쇄신 깃발을 들었던 김성식 후보가 최고위원에 입성하거나 선전하는 결과를 보였어야 했지만, 투표 결과는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오더’의 힘을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장 안상수 대표를 중심으로 7·28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야권에서 단일화 문제에 진통을 겪으면서 한나라당이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는 했지만, 재보선은 여전히 한나라당이 쉽지 않은 선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대표 경선 과정에서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2위를 차지했던 홍준표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병역기피를 10년 하다가 고령자로 병역 면제된 사람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한나라당은 병역기피당이 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통해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명박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에 도움을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 올린다. 이명박 정부 성공 못하면 대한민국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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