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문제와 관련해서 용기 있는 발언을 계속해온 이들이 모두 해외 거주 과학자라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권력의 논리에 순응하지 않는 과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칼럼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13일자 한겨레 칼럼 <'진실 속의 삶'과 과학적 양심>에서 권력의 속성과 과학자의 본분에 대해 시사점을 제시했다.

그는 "권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순종적인 신민들, 즉 얼간이들"이라며 "가장 독립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할 과학자, 전문가들이 권력 앞에서는 더 허약한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다. 가령, 4대강 프로젝트나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관한 대다수 해당 연구자들의 자세는 결코 과학적인 것도, 합리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 한겨레 7월13일자 30면.  
 
그는 "지금 이 방면의 전문가와 과학자들은 정부나 극우파 언론의 견해에 적극 동조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대부분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며 "그럼으로써 결국 그들은 스스로 자유인의 삶을 방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 정신의 대적(大敵)인 몽매주의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비록 극소수지만 이 땅에 과학자라는 이름에 값할 만한 소중한 이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사 이래 최대의 국토파괴 행위임이 분명한 '4대강 사업'이란 게 결국 운하건설을 은폐하는 거짓이름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된 것은 과학자적 양심에 따라 오랫동안 진상규명에 헌신해온 소수 연구자들 덕분이었다"고 했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며 제시된 '결정적 증거'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끈질기게 제기해온 예외적인 몇몇 과학자 덕분에 우리는 '진실 속의 삶'의 가능성을 완전히 잃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자의 소신과 양심을 촉구한 그이지만, 칼럼 말미에 여운도 남겼다. "그런데 천안함 문제와 관련해서 용기 있는 발언을 계속해온 이들이 모두 해외 거주 과학자라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이 칼럼은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your_rights) 등이 트윗과 리트윗을 날리며 트위터에서 확산되고 있다. "과학적 양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칼럼"(@Jaemyung_Lee), "양심있는 지식인이여, 말들 좀 하라"(@onnury) 등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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