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 어뢰 폭발로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된 어뢰추진체의 부식상태와 관련해 거의 유사한 금속을 바다 뻘 속에 50일 간 묻어뒀다가 꺼낸 결과 거의 부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지난 5월24일 가열한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와 철(steel) 조각을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 알파잠수기술공사 사무실 앞 인천 앞바다에 묻었다가 50일 만에 꺼냈다. 대부분 어뢰추진체에서처럼 극심한 부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장소인 뻘이 위치한 곳은 만조 때 수심 8m까지 올라오는 곳이며, 수거한 시각은 이날 낮 12시로 뻘이 드러났을 때였다. 어뢰추진체와 유사한 금속을 유사한 조건에 동일한 기간 동안 묻어두고 얼마나 부식이 일어나는가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금속 조각 가운데 알루미늄의 경우 거의 녹이 슬지 않았으나 극히 일부에서 하얗게 꽃이 핀 곳이 있었다. 이종인 대표는 이 부위에 대해 알루미늄이 산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처음 묻기 직전(5월24일) 가열했던 부위는 검게 뭉게져있었다. 합조단이 공개한 어뢰추진체의 알루미늄 성분으로 된 스크루에는 온통 하얗게 뒤덮여 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 50일 동안 인천 앞바다 뻘 속에 묻었다가 13일 건진 알루미늄. 어뢰추진체의 부식상태와 비교할 때 매우 깨끗하다. 이치열 기자.  
 
철 조각의 경우 검게 녹이 슬어있었다. 물로 뻘을 닦아낸 뒤 공기중에 놓아두니 불과 20여 분 만에 검게 슨 녹이 일부 노랗게 변하기도 했다. 이 역시 합조단이 공개한 어뢰추진체 수거물 가운데 철 성분으로 돼있는 샤프트는 거의 붉게 변해있었다. 녹이 훨씬 슬어있다는 얘기다.

스테인리스 조각의 경우 일부 검게 변한 곳이 있었으나 대체로 큰 부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알루미늄 조각에 매직으로 실험날짜를 써놓은 글씨 일부는 알루미늄 표면의 산화에 따라 사라지기도 했다.

어뢰 추진체에 열이 전달됐느냐 여부와 관련해 알루미늄 조각에 열을 가했을 경우 심각하게 변형이 일어나며 뭉게져있는 것을 볼 때 어뢰추진체엔 열이 거의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종인 대표는 설명했다.

   
  ▲ 왼쪽부터 스테인리스 철 알루미늄 조각. 50일간 바닷속에 있다 꺼낸 것. 거의 부식되지 않았다. 이치열 기자.  
 
   
  ▲ 이종인 대표가 13일 알루미늄 철 스테인리스를 50일간 묻었다가 꺼내고 있는 장면. 이치열 기자  
 
이와 함께 금속 세 조각을 붙여놓고 묻어놔 금속이 서로 닿은 부분은 전혀 부식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종인 대표는 "보여준 어뢰추진체는 터무니없이 녹이 많이 슬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물 속에서 4∼5년 있다가 물 밖에 나와 상당기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실험결과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와 VJ, KBS <추적60분> VJ, 민중의소리 VJ
미디어오늘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한겨레 동영상 촬영기자 등 5개 매체의 취재진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됐다.

   
  ▲ 합조단이 지난 5월20일 공개했던 어뢰추진체 수거물. 알루미늄으로 돼있는 스크루의 경우 극심한 부식이 이뤄져있다. 이치열 기자.  
 
   
  ▲ 지난 5월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북한 어뢰' 수거물. 이치열 기자  
 

   
  ▲ 이종인 씨가 뻘 속에 50일 동안 묻어 놓았다가 꺼낸 철(steel)조각.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종인 씨가 뻘 속에 50일 동안 묻어 놓았다가 꺼낸 알루미늄 조각.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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