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병역기피 의혹이 여당 대표 경선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병역을 면제받은 정치인이다. 정치인 중에는 다양한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들이 있지만,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행방불명', ‘고령’ 등 그 사유가 독특하다.

12일 병무청의 '공직자 등 병역사항 공개' 자료에 따르면 1946년생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1966∼1967년 징병검사 기피를 시작으로 1969년에는 질병으로 입영기일을 연기했다. 1970년 2급 입대 판정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아 1971년에는 ‘입영기피’로 분류됐다.

안 전대표는 1973∼1974년 입영기일을 연기했는데 그 사유가 '행방불명'이었다. 이어 1975년 질병으로 입영기일을 다시 연기했고, 1977년 신체 결함에 따른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1978년 마침내 ‘고령’으로 소집 면제됐다.

   
  ▲ 안상수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최고위층 인사가 ‘징병검사 기피’, '행방불명' 등 온갖 사유로 병역을 연기하다가 마침내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것과 관련해, 또 명진 스님에 대한 ‘외압논란’ 때 언론의 취재 등을 피해 잠적했던 사례들을 빗대어 누리꾼들은 안상수 전 원내대표에게 '행불 상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붙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정운찬 국무총리, 안상수 전 원내대표까지 여권 고위층들이 줄줄이 병역 면제자로 구성됐다는 점도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른 사안이다. 이러한 논란은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도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병역기피를 10년 하다가 고령자로 병역 면제된 사람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한나라당은 병역기피당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아킬레스건인 병역면제 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언론에 제공한 해명자료를 통해 "고시공부를 하느라 영장을 받지 못해서 입대가 늦었다. 고시 합격 후 법무관에 지원해서 입대를 했다. 그런데 몸이 아파서 훈련을 다 마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제 형님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고 육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제 아들 둘 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군 문제에 관한 충실한 집안"이라며 "어찌됐든 제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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