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권위적인 과학논문을 게재해온 '네이처'지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북한의 소행 입증에 실패' '데이터 조작의 가능성' '엉터리같은 조사'(rousy jop) 등의 표현으로 비판한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말을 크게 인용 보도하며 의혹을 전해 주목된다.

네이처지의 데이빗 시라노스키(David Cyranoski) 기자는 8일(현지시각) '네이처뉴스' 온라인판에 올린 '한국 천안함 침몰 논란-물리학자들, 북한 어뢰로 침몰했다는 생각에 의문을 던지다'에서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야당과 영향력있는 시민자유그룹으로부터 비판을 받게 됐다"며 "새로운 몇몇의 과학자들은 그런 비평을 뒷받침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고 썼다.

네이처는 신상철 합조단 민간위원의 말을 빌어 "북한이 아닌 미국 배와 우연한 충돌이 그 책임(원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미국과 한국은 그 때 그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천안함 생존자들이 물기둥을 보지 못한 것, 소나 장비가 가동됐는데도 왜 어뢰 기동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는 내용도 기사에 반영됐다.

네이처는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어뢰 프로펠러와 선체에서 채취한 흡착물질이 일치한다는 합조단 주장을 가장 의심스럽다고 지적한 내용을 소개했다. 에너지분광기 데이터와 X선회절기 데이터 분석결과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 산화물의 흔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권위있는 국제 과학잡지 네이처가 지난 8일(현지시각) '네이처뉴스' 온라인판에 게재한 천안함 기사.  
 
또한 네이처는 "실험결과 급냉시 알루미늄이 산화되는 비율이 합조단이 주장한 것 보다 많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고, 합조단에 의해 분석된 샘플이 오래됐거나 부식된 알루미늄에서 나왔다"는 양판석 매니토바 대학 지질과학과 박사의 말도 보도했다.

네이처는 이승헌 교수의 말을 빌어 "합조단이 북한산이라고 확인됐다는 어뢰의 파란색 잉크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들의 작업은 모든 면에서 엉터리였다(They did a lousy job in every sense)"고 전했다.

네이처는 천안함이 한국 것으로 추정되는 기뢰를 맞았을 수도 있다는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 대학 정치과학과 교수의 의견과 다른 배에 부딪혔을 수 있다는 신상철씨의 주장을 소개했다.

또한 네이처에 따르면, 워싱턴 대외정책연구소에서 아태지역의 안보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제임스 스코프는 "과학을 제외하고, 그것은 과거 북한의 행동과 일치한다"며 "그것은 (정부 내의) 보수파의 목적과 맞아떨어지며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코프는 "북한이 배를 침몰시켰다 하더라도 한국이 데이터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를 들어 그들이 잉크를 덧붙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합조단의 결과가 정확하다는 데에 개인적으로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서재정 교수는 네이처에 "한국은 조사를 재개해야 하며, 조작된 데이터로 의심되는 합조단의 조사내용도 공개해야 한다"며 "그들은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데 실패했고, 데이터를 조작했을 것같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런 의혹을 확고히 부인하고 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 권위있는 국제 과학잡지 네이처가 지난 8일(현지시각) '네이처뉴스' 온라인판에 게재한 천안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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