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양 방송사에서도 5·18 등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청산요구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전영일)은 지난 11일 열린 공정방송위원회에서 회사측에 지난 군사정권시절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잘못을 국민앞에 사과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MBC 노동조합(위원장 최문순)은 12.12 쿠데타와 5·18에 관련된 내부인사들의 청산을 요구하면서 80년 당시 보도과정을 통해 5·18을 매도하거나 언론인 해직 등에 앞장섰던 인물들을 우선 청산 대상으로 제시, 이들의 처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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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는 이날 공방위에서 사측대표로 참석한 최동호 부사장, 김병호 보도본부장 등에게 “최근 군사반란으로 집권한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사태를 맞아 KBS도 지난 날의 잘못을 국민에게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와함께 ‘방송을 통한 대국민 사과발표’ 형식으로 “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최부사장 등 간부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즈음에 논의가 있었으나 무산됐다”고 밝히고 “이제는 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와관련 노조측 한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문제는 상당수 간부들이 적극 고려하자는 입장이었으나 홍두표 사장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KBS 노조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인 노사협의회 등 사측과의 대화자리를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나갈 방침이다.

MBC 노조는 지난 14일 발행한 <문화노보>를 통해 “신군부에 적극 동조한 내부인사들이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며 요직에 앉아있다”고 밝히고 이들에 대해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심정으로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노조는 언론인 해직에 앞장섰던 인물들로 사내 요직에 앉아있는 인사들로 △김모 전무(80년 당시 총무국장) △이모 감사(당시 연합광고 부장) △이모 북경지사장(당시 보도국 기자)등 세사람을 지목했다.

노조는 또 5·18을 매도하고 신군부 홍보에 앞장섰던 인물들 가운데 △이모 청주MBC 사장(당시 정치부장) △이모 MBC애드컴 사장(당시 사회부장겸 앵커) △이모 춘천MBC 사장(당시 편집부장) 등이 역시 MBC 주변의 핵심요직을 아직까지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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