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당시 생존장병들이 물기둥, 섬광, 화염을 보지 못했으며, 사고직후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생존자는 선체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희생자들의 사인은 대부분 익사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소견도 나왔다.

24일 국방부가 최근 최문순 국회 천안함침몰사건진상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생존장병 58명의 주요진술 내용' '사체검안 결과 보고서' '외국조사단 명단'에 따르면 생존장병 58명 가운데 물기둥이나 섬광 화염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가운데 31명은 한결같이 기름냄새를 맡았다고 진술했다.

타수 임무를 수행중이던 최아무개 병장은 "큰 굉음이 충격음인지 폭발음인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지만 선체가 뜯겨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세탁기로 세탁 후 탈수기쪽으로 이동하던 전아무개 이병은 "'땅'과 '쿵'의 중간 소리를 내며 철판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은 뒤 배가 떠오르는 느낌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CPO 침실에서 책을 읽으며 잠을 청하던 김아무개 상사는 "충격 후(2∼5초) 폭발음이 들렸으며, 외부에서 충격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고, 당직 근무중이던 서아무개 하사는 "내부 소행 같지는 않으며 외부에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 천안함 함미 부분. 이치열 기자  
 
이에 반해 침실에서 취침중이던 김아무개 상사는 "사고원인은 북한 잠수정이나 반잠수정 소행으로 본다"고 주장했고, 홍아무개 중사는 "개인적으로 어뢰 사고가 발생됐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포술부 침실에서 음악을 듣던 김아무개 하사는 "사고원인은 어뢰 또는 기뢰로 생각된다"고 했고, 당직근무중이던 이아무개 하사와 허아무개 하사도 각각 "어뢰로 생각된다" "기뢰보다는 잠수함 어뢰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왜 어뢰나 기뢰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이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4월15일 함미, 23일 연돌, 24일 자이로실에서 수습된 시신 40구에 대한 사체검안 결과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며, 익사로 추정된다'는 종합소견을 최근 최 의원에게 제출했다.

국방부는 외국인 조사단 24명의 명단도 제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조사팀장은 각각 미국(미해군준장 토마스 J. 에클스) 호주(파웰 중령) 스웨덴(에그니 중령) 영국(데이비드 맨리 대령급)만 실명의 기재돼있고 나머지 조사단원은 직위와 인원수만 포함돼있었다.

과학수사분과에 미국인 6명(중령 1·대위 1, 민간인 4), 호주 2명(중령 1-조사팀장·소령), 스웨덴 2명(중령 1-조사팀장, 민간인 1), 영국 1명(민간인 1) 등 모두 11명(군 4, 민간인 7)으로 구성됐다. 함정구조/관리분과는 미국인 2명(민간인 2), 호주인 1명(대위), 스웨덴인 1명(중령), 영국인 1명(민간인) 등 모두 5명(군 2, 민 3)이었다. 폭발유형분과엔 미국인 3명(대위 1, 민간인 2), 스웨덴 1명(민간인)으로 짜여졌고, 정보분석 분과는 미국인 3명(대위 1, 민간인 2)로 구성됐다. 

   
  ▲ 지난 4월7일 천안함 생존장병들이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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