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당일인 지난 3월26일 북한 잠수정의 동향에 대해 전혀 파악되지 않은 채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해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또한 물기둥이 있었다는 증거로 제시된 백령도 해병대 초병의 진술과 관련해 정작 진술서엔 물기둥을 보지도 못했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돼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인터넷매체 통일뉴스는 24일 <사건 당일 북 잠수함 동향 '영상질 불량'>에서 "천안함 사고 당일인 3월 26일 전후로 ‘북한 서해 잠수함 동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통일뉴스가 입수한 '00 00000 북한 서해 잠수함 동향'에 따르면 북한의 잠수정 0척과 공작모선 0척이 3월24∼25일 양일간 감시체계에서 사라져 이른바 '미식별'되기 시작했지만 정작 사고 당일인 26일에는 '영상질 불량'으로 아무런 파악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통일뉴스는 전했다.

통일뉴스는 "특히 이제까지 북한의 주력 잠수함으로 알려진 상어급과 로미오급의 00척은 24∼27일 간의 동향이 전혀 파악되지 않아 우리 군이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해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통일뉴스가 입수한 북 잡수함 동향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한 표. ⓒ통일뉴스  
 
국방부 공보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 잠수함 동향 정보와 관련해서는 정보 수준이 드러나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통상 '식별, 미식별'은 '확인이 됐다, 안됐다'는 뜻이고 '영상질 불량'은 '군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첩보 수집수단으로부터 획득한 영상이 불량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통일뉴스는 전했다.

앞서 황원동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정보본부장은 지난달 20일 조사결과 발표시 "기지를 이탈해서 수중으로 잠항이 시작이 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세계 어느 나라의 과학기술로도 그것을 분명하게 추적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윤덕용 조사단장은 당시 "서해의 북한 해군기지에서 운용되던 일부 소형 잠수함정과 이를 지원하는 모선이 천안함 공격 2∼3일전에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이탈하였다가 천안함 공격 2∼3일후에 기지로 복귀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통일뉴스는 "엄밀히 말해 사고당일인 26일에는 (북한 서해 잠수함 동향 관측결과) '영상질 불량'으로, 아무런 동향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은 발표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며 "'소형 잠수함정'의 경우 사건 당일인 26일 '영상질 불량'이었고, 북한 주력 잠수함으로 알려진 상어급과 로미오급은 24∼27일까지 '영상질 불량'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통일뉴스는 지난 22일엔 백령도 초병의 자필진술서를 입수해 이들이 물기둥을 보지 못했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진술 내용을 보도했다.

통일뉴스는 <"물기둥, 관측장비로도 관측 불가능했다">에서 자사가 입수한 백령도 해병 000초소 초병근무자 A초병의 3월28일자 자필 진술서와 B초병의 4월 2일, 4월 4일자 자필 진술서를 근거로 "두 초병이 '물기둥'을 보지 못했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그린 그림에도 물기둥의 모습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통일뉴스에 따르면 밖에서 직접 '맨눈'으로 상황을 관측했던 B초병은 4월2일자 첫 번째 진술서에서 "물기둥은 보지 못했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4월4일자 두 번째 진술서에서는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았냐고 묻는 사람은 있었지만 물기둥 등 다른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했다"고 명확히 재확인했다.

또한 이 초병은 "날이 어두웠고 시정이 좋지 않아 (섬광) 이외에 부유물, 물기둥, 초계함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A초병은 "그날 해무가 심해 시정이 500m여서 00000(관측장비)으로 관측이 불가능했다"고 진술했다고 통일뉴스는 전했다.

   
  ▲ B초병이 자필로 그린 그림에도 물기둥은 없으며, 맨 마지막에 "물기둥은 보지 못하였습니다"라고 명확히 써놓았다. (아래에서 둘째줄 "근무자와 함께" 앞부분에 두 글자를 삭제했으며, 무인을 흐리게 처리했음) ⓒ통일뉴스  
 
통일뉴스는 이와 함께 구조함정이 처음 도착한 시각에 대해서도 이들 초병의 진술서엔 합조단 발표보다 20여 분이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초병은 "그 후 21:30분경 000초소 기준 방위각 000° 2km 지점에서 해군함정 3척이 와서 구조했다"며 "해안 탐조등으로 000초소 근처 해안을 해군들이 이쪽으로 올 수 있게 비추었고, 생존자가 있지 않을까 탐조등을 계속 비추었다"고 진술했다고 통일뉴스는 전했다.

합조단이 "9시56분 고속정 편대 3척 현장도착 인명구조 시작"이라고 발표한 것과 26분여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합조단 공보관계자는 22일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반적인 정황을 살피지 않은 잘못된 기사"라며 "우리는 팩트(사실)를 그대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초병이 물기둥을 봤다는 이야기를 안 했고, 백색 섬광을 봤다고 했다. 우리가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방울이 튄 것, 천안함 현창에 물이 고여 발목이 빠진 것, 폭약 잔재들이 선체 전반에서 검출된 이런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정황상 물기둥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일뉴스는 전했다.

(기사 수정 6월24일 밤 8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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