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천안함이 좌초로 침몰했다고 주장해 왔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22일 평택 2함대를 찾아 천안함을 직접 살펴보고 왔다. 이 대표는 "천안함은 가스 터빈실 밑바닥을 암초에 부딪힌 뒤 표류하다가 절단된 것이 분명하다"면서 "파편이나 파공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폭발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요청을 국방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이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웬만하면 군이 하는 말을 믿어주고 싶었지만 수십년 동안 좌초된 배를 건져본 내 경험에 따르면 천안함은 좌초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바닥의 긁힌 자국과 가스 터빈실 밑바닥의 움푹 패인 자국, 오그라든 프로펠러 등을 좌초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자신이 주장했던 것들을 직접 확인하고 확신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군은 바닥에 긁힌 자국이 인양하는 과정에서 체인이 쓸린 자국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단단한 모래나 자갈에 부딪힌 자국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십년 동안 배를 인양한 내가 그걸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민군 합동조사단에 전문가들이 수십명이 모였다면서 그 사람들이 왜 이런 좌초의 흔적들을 무시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뒤집어 놓은 가스 터빈실 바닥판 위에 직접 올라가서 봤는데 커다랗게 움푹 들어간 자국이 있고 그 안쪽으로 부분적으로 여러 군데 패인 자국이 있다"면서 "군은 이게 버블제트의 충격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버블제트에 맞았다면 그처럼 균일하지 않은 충격의 흔적이 나타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밑바닥을 커다란 바위에 부딪힌 뒤 곧바로 너덜너덜한 상태가 됐을 것"이라면서 "충격이 꽤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안쪽으로 오그라든 스크류는 천안함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다. 군은 급정거하면서 프로펠러가 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종인 대표는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치열 기자 @trhth710  
 
이 대표는 오그라든 스크류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군은 천안함이 급정거를 하면서 관성 때문에 스크류가 휘었다고 하던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급정거 하면 앞으로 쏠리는 시내버스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직접 살펴본 결과, 그동안 내가 주장했던 것처럼 천안함의 스크류는 고속으로 후진하면서 단단한 모래언덕에 부딪혀 오그라든게 맞다"면서 "그게 아니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버블제트든 뭐든 어뢰에 맞았다면 한방에 끊어져야 한다"면서 "폐선을 사서 폭발 실험을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한 외부 충격으로 두 동강이 난 것과 한쪽에 무게가 쏠리면서 뜯겨져 나간 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깨지지 않은 형광등도 외부 충격이 아니라는 증거다. 이 대표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되는 문제"라면서 "군이 영원히 진실을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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