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KBS가 조직개편으로 자리를 잃게 된 인사를 한국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임원자리에 내려보내기로 했다. 한국위성방송 직원들은 ‘KBS 김인규 사장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퇴출인력을 떠넘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KBS는 지난 7일 기존 6본부를 5개 본부와 3개 센터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안을 냈고, 이에 따른 조치로 자리가 없어진 편성본부장이 최근 한국위성방송 콘텐츠본부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위성방송의 전 콘텐츠본부장은 새 인사를 맞기 위해 지난 17일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새로 콘텐츠본부장이 선임돼도 다음해 3월 임기가 끝나는 이몽룡 사장과 보조를 맞추면 길어야 10개월 남짓 근무하게 된다. 업무를 배우기에도 턱없이 짧은 기간인 데다 10개월 뒤 KBS가 또 다른 ‘잉여인력’을 이 자리에 보낼 것이 뻔하다는 게 한국위성방송 직원들의 우려다.

한국위성방송으로선 수신료 인상을 겨냥한 KBS의 구조조정안 때문에 유탄을 맞게 된 셈이다.

KBS는 한국위성방송 지분 8.19%를 쥐고 있는 3대 주주다. 이번 인사는 규정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위성방송지부(지부장 박태언)는 밀실에서 단행된 점을 들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위성방송지부 관계자는 “KBS 김인규 사장이 우리 회사를 퇴출된 인력을 보내도 되는 호구쯤으로 생각한 듯 하다”면서 “이몽룡 사장은 그런 외압에 굴복해 조합원들에게 굴욕감을 줬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그대로 강행된다면 물리력을 써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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