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낮 12시25분 일부 수정]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중계하고 있는 SBS가 자사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의 의견란 자체를 노출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과거 단독중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던 공간을 차단함으로써 스스로 시청자들과 온라인 소통을 외면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전망이다. 언론사치고 독자의견 또는 시청자의견을 홈페이지에서 노출시키지 않는 곳은 없다.

12일 밤 SBS측은 한국 첫 경기 시작 이틀 전에 시청자의견 게시판을 노출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팀이 이날 밤(한국시각) 그리스와의 첫경기에서 대승을 거두자 시청자와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지만 SBS 홈페이지(http://www.sbs.co.kr)에는 시청자들의 환호와 열광의 반응을 찾을 수 없었다.

'http://www.sbs.co.kr'를 클릭하면 SBS 월드컵 특별 홈페이지인 'http://worldcup.sbs.co.kr/main.html'로 연결되며 이곳 어디에도 응원할 수 있는 공간이나 의견을 남길 수 있는 코너는 온데간데 없다. 본래 홈페이지인 'http://www.sbs.co.kr/?p=sbs'로 들어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과거 동계올림픽을 단독중계했을 때만 해도 홈페이지 하단에 'SBS에 바란다' '고객센터' 등을 통해 시청자의견을 남길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최근까지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동계올림픽 때는 응원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별도의 코너도 있었다. '고객센터'(http://cs.sbs.co.kr/cs_main.jsp) 코너를 클릭해 들어가도 '시청자의견' 코너는 없다.

   
  ▲ 남아공 월드컵 SBS 홈페이지.  
 
   
  ▲ SBS 홈페이지 하단. 최근까지만 해도 있었던 'SBS에 바란다'라는 시청자의견 게시 공간이 사라져있다.  
 
이에 대한 확인을 위해 12일 밤 12시가 좀 지난 시각에 SBS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SBS 콘텐츠허브에 문의한 결과 '이틀 전'에 이런 게시판을 메뉴에서 모두 없애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SBS 콘텐츠허브의 안내상담원은 "이틀 전에 폐지됐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며 "현재 홈페이지에서 없어진 상태여서 시청자의견이 있으면 시청자 상담실에 전화를 걸어서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SBS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도 실무진에게 전달받은 게 이런 결정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엔 홈페이지 하단에 'SBS에 바란다'를 클릭하거나, '고객센터'를 클릭하면 시청자의견을 남길 공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3일 낮 확인결과 홈페이지 안에 'SBS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찾아가기 힘들도록 숨겨놓은 것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SBS에 바란다' 게시판 주소(http://cs.sbs.co.kr/cs_sbs.jsp)를 알고 있으면 시청자의견을 남기거나 조회할 수 있다. 한국전 경기가 열린 지난 12일 밤과 13일 오전에도 일부 항의글이 올라와있다.

이에 따라 SBS가 지난 3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중계시 각종 시청자게시판('응원메시지 달기' 'SBS에 바란다' '고객센터' 등)에 SBS 단독중계와 중계내용 불만 등 부정적 의견이 쏟아진데 대해 이번엔 아예 문제제기를 하려는 사람들의 접근 자체를 힘들게 하는 차단하는 방식으로 'SBS 단독중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 SBS 홈페이지 하단의 '고객센터'를 클릭하면 나오는 페이지. 과거 시청자게시판이 있었지만 목록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SBS는 KBS와 MBC의 요구에도 단독중계 의사를 굽히지 않아 두 방송사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한 상태이다. 다만 두 방송사는 취재진을 남아공 현지에 보내 뉴스에서는 월드컵 소식을 전하고 있다.

SBS는 또한 애초 북한에 경기제공을 하려 했으나 천안함으로 불거진 남북관계 악화 등에 대한 정부 입장 등을 고려해 무상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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