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다른 지상파방송과의 관계악화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단독중계를 강행한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SBS 입장에서 볼 때 KBS MBC와 공동중계를 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거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단독중계를 위해 75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주고 확보한 중계권료를 1/3으로 낮출 수 있는데다 중계과정에서 벌어지는 중계 실수나 사고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SBS가 단독중계를 할 경우 100억 원 정도의 수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동중계를 할 경우에는 제반비용을 빼고도 300억 원 이상의 순수익을 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SBS는 끝내 단독중계라는 강수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방송업계에서는 SBS가 단독중계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독중계를 할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과 리스크가 더 높아지고 타 방송사와 관계가 악화되는데도 SBS가 단독중계를 결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SBS가 돈보다는 정부의 종합편성채널 선정을 앞둔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3등의 위치에서 4등, 5등으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나온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SBS가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을 10억 원이라는 고액을 들여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의지의 표시라는 것이다.

노영환 SBS 홍보팀장은 “월드컵 단독중계는 돈 때문이 아니다. 채널 이미지는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가 있다”고 말해 채널위상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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