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는 31일 "중국 근로자 욕구 폭발… 저임 이점 끝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진출 이후 무노조 이점을 누리던 외국계 기업들로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노조 없이도 파업이 벌어지는 마당에 강력한 노조까지 결성되면 기업들로선 설 땅이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건 최근 애플 아이폰 등을 제조하는 폭스콘 선전 공장에서 올해 들어 14명의 노동자들이 투신자살을 시도, 이 가운데 10명이 숨지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폭스콘은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은 900위안 정도였는데 1100위안 수준으로 인상된다. 우리 돈으로 20만원이 채 안 된다.
▲ 매일경제 5월31일 9면. | ||
그동안 중국은 낮은 임금과 광활한 내수시장이 매력적인 땅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일상적인 야근과 잔업, 휴일 근무를 강제하면서도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심지어 주 100시간 가까이 일하는 기업들도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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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폭스콘 노동자들은 노동자를 기계 취급하는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디지 못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폭스콘 노동자들은 주 60시간 근무에 점심시간이 30분 밖에 안 되고 지각을 하면 1분에 10위안씩 벌금을 공제하는 등 가혹한 노동조건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애플 불매운동이 벌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이처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노동착취를 일삼던 외국계 기업들이 긴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국내 언론 보도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나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언론은 기업들의 이해득실을 계산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폭스콘 노동자들의 연쇄 자살에 대한 기사는 많이 쏟아졌지만 그 실체를 제대로 짚는 기사는 거의 없었다. 국내 언론은 폭스콘과 현대차에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중국 노동자들의 권리 보다 더 중요할까.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게 과연 그렇게 우려할 만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