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 민군 합동조사단에서 야당 추천 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에 대해 국방부가 조사 막판에 신 위원의 전문성 부재 등을 내세워 위원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13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조사단 활동 종료를 열흘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군과 합조단의 조사 방향과 다른 의견을 제기한 유일한 민간위원에 대해 군이 마녀사냥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0일 국회의장 앞으로 발송한 공문을 통해 신상철 위원의 교체를 요청했다. 공문에서는 신 위원의 △개인의견 언론에 인터뷰 △합조단 조사결과 불신 및 명예실추 야기 △전문성 부재 등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실 공보총괄장교(중령)는 "국회의장 앞으로 발송했고, 아직 답이 오지 않은 상태"라며 "신 위원은 합조단 내에서 토의된 내용과 결론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게 돼 있음에도 그동안 개인적인 의견을 언론매체에 알리면서 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불신을 갖게 하고, 조사위원들의 명예실추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 ⓒ민중의소리  
 
전 장교는 "정기적인 조사단 회의에도 개인 사정과 여건을 들어 참여하지 않고, 합조단 활동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견이 있으면 조사활동을 하면서 조사단 내에서 제기하고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장교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개인 의견을 언론에 인터뷰하는 등 개인적으로 활동을 하려면 차라리 조사위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인터뷰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전문성 부재와 관련해 전 장교는 "내부의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쪽에서는 군이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님에도 교체요구를 통해 자신과 배치되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사람을 마녀사냥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군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가 가타부타 할 입장 못된다"며 "시기적으로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수용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안 위원은 특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신 위원은 결코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해군 장교로 2년 근무했고, 해양대학교를 나왔으며 삼호조선 한진해운 등 배를 건조하는 일에 종사한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어디서 누구를 구해 전문가로 추천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안 위원은 "신 위원이 다소 앞서가거나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조사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정도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 활동시한이 사실상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를 통해 신 위원이나 군의 사고원인 조사방향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마녀사냥을 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중령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어느 한 분을 마녀사냥을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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