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민군 합동조사단에서 유일하게 조사활동을 비판하고 있는 신상철 위원(서프라이즈 대표·야당 추천·사진)은 조사 초기부터 최근까지 조사단에서 나오고 있는 어뢰 폭발의 근거를 정면 반박하고 있다.

신 위원은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사활동을 2시간 밖에 하지 않았다는 문병옥 합동조사단 대변인(해군준장)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합조단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신 위원은 “일반 사람들이 듣기에 따라 내가 잠시 현장에 가서 차나 한잔 마시고 얘기 나누다 왔다는 식의 말”이라며 실제로 2함대를 방문한 날 거의 하루종일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지난달 30일 아침 9시30에 2함대 회의 참석해 사고원인 중간결과에 대한 한국팀·미국팀·영국팀 브리핑 이후 질문하고, 식사한 뒤 오후엔 조사단 다른 팀과 함께 함수 함미를 직접 봤다고 설명했다.

   
  ▲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신 위원은 당시 조사단의 조사 분위기가 △좌초 가능성을 배제하고 △조사위원에게 자료공개도 비협조적이었으며 △현장에서 제기한 의문에도 만족할 만한 답변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당시 각국의 발표가 끝난 뒤 ‘좌초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자 참석자들은 ‘이미 다 끝난 얘기’ ‘합조단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사람도 다 들고 있는 브리핑 자료를 요청했으나 곤란하다며 거부했다”며 “조사위원들의 조사범위가 천안함의 손상 그 자체만 해당됐기 때문에 좌초라는 증거에 대해서는 전혀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 합조단 관계자가 9시2분과 22분 사이 침몰 이전 상황에 대해 ‘합조단에서 논의대상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침몰한 시각 자체에만 매달리는 인상을 줬다고 전했다.

문 준장을 포함해 합조단이 위원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신 위원은 “실마리를 풀어줄 기초정보인 항적·항로·KNTDS·TOD동영상에 대해 존재하지 않거나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할 뿐 아니라 브리핑 자료조차 주지도 않으면서 무슨 정보공개를 했다는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또한 어뢰 제조에 사용되는 RDX라는 화약성분이 검출됐고, 절단면 인근에서 알루미늄 조각이 발견됐다는 김태영 국방장관과 문 준장 등 군의 방침에 대해 신 위원은 “언제든지 사격훈련을 하는 군함의 포대 쪽에서 체취했으면 가장 많이 나왔을 것”이라며 “연돌에서 뭔가 흔적을 발견한 모양인데, 바닷속에서부터 어뢰가 터져 연돌까지 올라갔다면 선체 바닥은 화약으로 도배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소미량의 화약을 근거로 마치 어뢰인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RDX가 서방 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군과 산업현장에 쓰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 위원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어뢰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웃기는 노릇”이라며 “특히 (정부 관계자가) 북한이 자신의 소행임을 숨기기 위해 서방어뢰를 구입했다고 한 것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북한 소행을 숨기기 위해’라는 딱지를 붙여 합리화시키려는 무지막지한 논리”라고 혹평했다.

선체의 주름 자국이 버블젯 현상으로 접힌 것이라는 군의 주장에 대해 신 위원은 “선체 좌우 외판에 접힌 흔적은 윙클링(wringkling: 주름잡힘현상)으로 선체가 좌초되거나 절단될 때 외판에 강력한 당김(인장)과 수축이 있을 경우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하부의 폭발이 있었다면 그 압력으로 폭발지점부터 압박이 일어난 방향과 평행하게 주름이 잡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평통사 등은 지난달 30일 오전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천안함침몰에 대해 알고있는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부정확한 내용을 근거로 일부 언론이 무분별한 논란을 만들어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원인규명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김태영 장관 발언에 대해 신 위원은 “원인 규명에 가장 도움이 되는 항적, 항로, 속도, 엔진기동상황 그리고 교신내용 등에 대해선 비밀에 붙이면서 오히려 원인규명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혼란이 커진 것은 국방장관에 책임이 있다”며 “또한 진실에 접근하려는 담론을 혼란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제2의 미네르바 사건을 불러오려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기된 사고직전의 TOD 동영상 존재 가능성(9일 민중의소리)에 대해 “나도 다른 루트를 통해 들은 적이 있지만 그곳에서 확인하고 있다는 정도만 아는 정도여서 뭐라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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