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으로 규정하는 듯한 논평을 하고 관련 보도를 주문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상재 위원장은 1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실제로 가해자가 있다면 가해자가 누군지 정확하게 국민들이나 언론이 납득할 수 있게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보도를)주문하는 것은 일부 신문들이 보이는 행태처럼 일종의 '~라면 기사'를 양성하라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최상재 위원장은 "그것은 언론으로서 올바르지 않은 길을 가라는 말과 다름 없기 때문에 청와대 (논평은) 잘못됐다"며 "언론이 정부에 주문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언론의 천안함 보도와 관련해 "비극적 천안함 사태가 터지고 난 뒤 정치권과 언론에서 군과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분노하고, 모두를 슬프게 한 집단에 대한 문제제기의 목소리는 찾기 쉽지 않았다"고 브리핑했다. 박 대변인은 "이것은 문제라고 본다"며 "(언론이) 분명하게 짚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오버하고 있는 것"이라고 촌평했다. 그는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의혹들이 있지만 지금 천안함 사태 근본적인 원인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언론들이 집중,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탐사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그것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기관이나 조사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흘려주는 내용을 가지고 보도하는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상재 위원장은 MBC 노조의 '파업 중단' 논의와 관련해 "지금 정부나 방송통신위원회나 김재철 사장이나 이 사람들의 목적이 MBC를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싸움의 형태를 전환해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보도, 제대로 된 보도를 위한 싸움을 해보자는 취지로 집행부가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11일 오후 2시 전체 조합원 총회를 열고 파업 중단 여부 관련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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