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국민참여경선(전화조사) 방식과 여론조사 방식을 절충한 내용으로 5월13일까지 야권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진표 선거캠프와 유시민 선거캠프는 3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과 경기도의회 기자실에서 동시에 야권 단일화 세부 방안을 발표했다. 김진표 후보와 유시민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을 찾아 야권 단일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진표-유시민 후보는 이날 합의문을 통해 "지금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은 MB stop, MB out"이라며 "오늘 우리 두 사람은 오만과 독선의 이명박 정권의 국정 실패와 경기도의 작은 이명박 김문수 지사의 도정 실패를 심판하라는 국민과 경기도민의 열망을 받들어, 이번 6.2 지방선거의 야권승리를 위해 후보단일화 절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후보 세부 조항 합의는 경기도는 물론 2010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반MB 야권연대는 무산됐지만, 경남과 인천, 대전, 울산 등에서는 야권 연대를 성사시켰다.

   
  ▲ 김진표(사진 오른쪽)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연합뉴스  
 
문제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가시적인 야권 단일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반MB 선거연대의 시너지 효과도 한계를 보였다. 김진표-유시민 두 후보가 단일 후보를 정하고 떨어진 후보는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함께 선거운동에 나설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도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는 지역이다. 경기도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이겨야 당연한 곳이고, 질 수 없는 지역이다. 반면 야권은 인천 지역의 경우 잡음 없는 반MB 단일화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어떤 지역보다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나설 예정인 서울 역시 오세훈 나경원 등 어떤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나서더라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는 야권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판도는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2일 발표한 시도지사 가상대결 결과를 보면 김진표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김문수 44.1% 대 김진표 24.1%, 유시민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김문수 39.9% 대 유시민 30.4% 등으로 조사됐다. 많게는 20% 포인트에서 적게는 9.5% 포인트까지 김문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역 프리미엄 효과 10∼15%를 고려할 경우 김문수 지사가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권 후보가 독자 출마할 경우를 전제한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2차 야권 단일화까지 이뤄진다면 김문수 후보와 야권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김진표-유시민 두 후보는 이번 단일화 세부사항 확정에 따라 큰 고비를 넘었지만,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와 선의의 경쟁 속에 연대 가능성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남겨 놓았다.

한나라당은 우려 섞인 시선으로 경기도 선거 판도를 지켜보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확실한 우세지역으로 분류한 경기도가 박빙의 승부로 가는 것은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천안함 사태로 선거 열기가 제대로 붙지 않은 상황의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야권은 바람몰이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바람몰이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진표 후보와 유시민 후보는 경기도가 반MB 선거연대 바람몰이의 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김진표-유시민 후보는 이날 합의문을 통해 "우리 두 사람, 멋지게 경쟁하여 단일후보를 만들겠다. 단일 후보를 중심으로 모두가 손잡고 한나라당을 이기겠다. 오늘 우리의 결단이 흐트러진 야권연대를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는 전국적 야권 승리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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