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주요 의제인 무상급식과 4대강사업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상파 방송사 내부의 자성이 나왔다.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는 1일 서울 공덕동 민주언론시민연합 교육관에서 열린 선거보도진단토론회에서 "보편적 복지공약인 무상급식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성 간사는 자사 보도에 대해 "무상급식이 옳으냐 그르냐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느냐를 비판적으로 따져 취재 보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성 간사는 또한 "4대강 보도도 '남들 다 하는데 우리도 해야 하지 않느냐' 해서 뒤늦게 여섯 꼭지를 시리즈로 내보냈는데 예산과 관련된 한 꼭지가 불방됐다"며 "정말 눈치보고 준비한 아이템인데 담당팀장이 묵살했다"고 밝혔다. 성 간사는 "편집권은 결국 간부에게 있어, 만든 아이템이 자꾸 빠지다 보면 기획조차 않는 분위기가 보도국에 퍼진다"고도 했다.

양효경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무상급식-4대강 보도와 관련해 "곁가지,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간사는 "(최근에 비해) 대운하 논란이 일고 있을 때는 제대로 보도했다고 본다"고 말했으며, 최근 민언련 모니터 결과도 KBS나 SBS에 비해 MBC의 관련보도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지난해 12월 1일 방영된 MBC <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 ⓒPD수첩  
 
안정식 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는 4대강 보도가 부족한 점을 시인하면서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의 공백이 크다"고 말했다. 안 간사는 "왜 이렇게 보도가 안됐을까 의아해 살펴보니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올해 초 논설위원실로 발령난 게 컸다"며 "박 기자가 빠진 문제는 아직도 사내에서 뜨거운 감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은 "방송3사가 이들 사안에 무관심한 것은 의도적인 의제 죽이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며 "정책 이슈로 떠오른 무상급식과 4대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도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언련은 이날 오후 2시 '6·2지방선거보도민언련모니터단' 발족식을 갖고 6월2일까지 두 달 여간 신문방송 매체별 선거보도 모니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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