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국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가 언론이 구조 현장을 사실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정국 대표는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협의회를 구성한 이유로 “첫째, 저희가 아무 얘기를 안 하는 상태에서 언론이 필요에 따라서 너무 많은 소설을 쓰고 있고, 둘째, 현장에서 나오는 현실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군의 과정이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건이면 실수인데, 이게 한 건이 아니었다”며 언론 보도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정국 대표는 “저희 참관단이 도착을 했을 시점에 현장 상황은 함수와 함미가 다 유실된 상태”였지만, “그 시간에 언론 보도는 ‘해군의 적극적이고 굉장히 열성적인 노력을 해서 원활한 실종자 구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보도가 나가고 있었다. 배를 잃어버렸는데 무슨 실종자를 구조합니까”라고 되물었다.

   
  ▲ 서해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에서 경비 활동 중이던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1천200t급)이 침몰해 48명이 실종된지 6일째인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 모인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단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자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박정호 노컷뉴스 기자  
 

이정국 대표는 또 침몰함에 산소 주입을 하는 것을 두고 “가장 큰 오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팩트는 선체가 파손된 부분에 산소 탱크 한 개를 끼어 넣고, 그 산소 탱크 실린더를 풀고 잠수사 분이 복귀를 하신 것”이라며 “1인당 4시간 버틸 수 있는 산소통 하나 끼어놓은 것이, 언론에서 보도를 할 때는 마치 지속적으로 산소가 투입이 되고 있는 것처럼 지금 보도가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대표는 “어제 같은 경우에는 OBS에서 (실종자 시신이 발견됐다는)오보 사건이 나면서 한 분이 실신을 하셨다”며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희가 단체를 구성하기 전까지 TV 화면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모습은 대부분이 오열하는 모습, 군 관계자를 붙잡고 생떼를 쓰는 모습, 심한 경우에는 텐트를 군용 막사를 철거하는 모습 등 이런 모습들만 방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정국 대표는 “중요한 건 ‘저희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느냐’라는 어떤 그런 이유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며 “단지 실종자 가족 오열, 실종자 가족 촉구, 실종자 가족 강제철거 등 이런 식의 자막과 함께 보도가 나가다 보니까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모른 채 (보도가)진행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해군의 구조 작업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되다 보니까 앞서 말씀드렸던 (실종자 가족들의)그러한 사항들이 더더욱 안 좋은 쪽으로 부각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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