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오랜 만에 찾았다.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유시민 전 장관 기자회견을 소개한 인물은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이었다.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전 장관과 언론과의 만남을 주선한 이유는 참여당은 국회의석이 없기 때문에 국회 정론관 이용에 어려움이 있었고, 민주노동당이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민주당 일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접어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기자들이 대거 모여든 이유는 유시민 전 장관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인 유시민은 독특한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돈키호테’와 같은 존재이다. 그를 껄끄러워하는 이들이 더 많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진보정당도 마찬가지다. 기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그러나 정치인 유시민은 뚜렷한 선명성 때문에 두터운 팬을 확보한 정치인이다. 현실 정치인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더불어 가장 튼튼한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것은 경기지사 선거의 흥행을 예고한다. 

선거구도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안정적인 독주 흐름이 무너질 수도 있다. 역으로 야권 연대 흐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튀는 유시민’을 껄끄러워하는 야권에서는 그가 단일후보가 돼도 선뜻 도와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유시민 변수’로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참여당 쪽에서는 다른 야당을 향해 ‘큰 정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인 유시민에 대한 좋고 싫음으로 정치를 하지 말고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라는 얘기이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인물이 경기지사 선거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고 일그러진 국정을 바로잡고자 하는 국민의 소망을 실현하려고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은 “반드시 승리해 이명박 정권의 난폭운전을 중단시키고 경기도민이 더 행복하도록 돕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전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야권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야권의 껄끄러운 시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은 “누구로 단일화되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단일화만 이뤄지면 (야권의) 어느 당 어느 후보가 나와도 (한나라당에 맞서) 승리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이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으로 경쟁이 이뤄진다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힘을 모아 경기도지사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주인공이 꼭 자신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김진표 유시민 둘 다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한나라당 후보를) 이긴다”면서 “후보 단일화를 꼭 이뤄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의 주장 중에 핵심은 야권이 실질적인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공정 경쟁이 이뤄져야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은 민주당이나 다른 야당도 흘려듣기 어려운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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