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국 PD들이 최근 CP(책임 PD) 교체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두고 "PD수첩 연성화 신호탄"이라며 향후 문제가 가시화될 경우 제작거부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시사교양국 조합원 일동은 25일 오후 <김재철 사장은 'PD수첩'을 죽이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PD수첩 진상조사와 PD수첩 프로그램에 대한 순치화, 무력화 시도가 현실화되는 그 순간 시사교양국 PD들은 제작 거부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는 이날 오전 김환균 CP를 교체하고 김태현 신임 CP를 발령냈다. MBC는 애초 김환균 CP를 MBC 창사50주년기념단 부단장으로 발령내려는 것은 철회하고, 김 PD에게 향후 시사교양국 다른 프로그램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MBC가 애초 △내부적인 문제를 일으킨 인사를 CP로 발령내려 한 점 △인사 과정에서 현 CP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제작부서(창사 50주년기념단 부단장)로 일방적인 발령을 내려한 점 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이번 성명은 시교국 PD들이 지금 당장 행동에 돌입하지는 않겠지만, 사측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겠다는 취지다.

	▲ MBC 김환균 전 CP. ⓒMBC

이에 대해 시교국 PD들은 "시사교양국 PD들의 집단 반발을 접한 회사가 PD수첩 팀장에 대한 타국 강제전출 방침을 결국 철회하긴 했지만, 김환균 팀장을 강제 전출하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PD수첩 무력화를 목표로 한 '행동'에 들어갔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국 PD들은 "이는 명백히 정권의 입장에서 눈엣가시인 PD수첩을 연성화, 무력화시키고 진상조사를 관철하려는 첫 신호탄"이라고 촌평했다. 또 PD들은 "팀장 교체도 모자라 '사장의 명령'으로 타국으로 강제 전출시키려 한 것은 정권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기획한 팀장에 대한 '솎아내기'이자 표적 인사이며 '부관참시' 조치"라고 논평했다.

한편,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사장실에서 김환균 CP와 만났다. 김 CP가 '시사교양국 프로그램에 남고 싶다'는 취지를 전하자, 김 사장은 '본인 의사가 그렇다면 보내지 않겠다. 미안하다.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갑 시사교양국장은 지난 24일 통화에서  "보직을 오래한 사람이라든지 일이 힘들다든지 등의 기준으로 3개 프로그램의 부장단 인사(교체)안을 만들었고, 그 중에 PD수첩이 들어가 있었다"며 "강제 발령인지 모르겠다. 오래 지난 사람은 바꿔줘야 하고 PD 수첩은 경험 많은 그런 사람이 맡으면 어떻겠나. 비판적인 시각을 무디게 한다는 것은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은 이날 성명서 전문이다.

김재철 사장은 ‘PD수첩’을 죽이려 하는가?

MBC가 드디어 ‘PD수첩’ 손보기에 나섰는가?  이주갑 시사교양국장은 24일 김환균 PD수첩 팀장에게 “오랫동안 고생했으니 그만하라”며 팀장 교체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사장 명령’이라며 창사50주년기획단으로의 강제 전출 방침을 통보했다. 그리고 만약 창사50주년기획단으로의 전출을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곁들였다.
 
이주갑 국장은 정기 인사의 일환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히 정권의 입장에서 눈엣가시인 ‘PD수첩’을 연성화, 무력화시키고 ‘진상조사’를 관철하려는 첫 신호탄으로밖에 읽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팀장 교체도 모자라 ‘사장의 명령’으로 타국으로 강제 전출시키려 한 것은 정권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기획한 팀장에 대한 ‘솎아내기’이자 표적 인사이며 ‘부관참시’조치에 다름 아니다. 

시사교양국 PD들의 집단 반발을 접한 회사가 ‘PD수첩’ 팀장에 대한 타국 강제전출 방침을 결국 철회하긴 했지만, 김환균 팀장을 강제 전출하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PD수첩 무력화를 목표로 한 ‘행동’에 들어갔음을 감지할 수 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들을 좌시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PD수첩 진상조사’와 ‘PD수첩’ 프로그램에 대한 순치화, 무력화 시도가 현실화되는 그 순간 시사교양국 PD들은 제작 거부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밝힌다.

                     2010년 3월 25일

                시사교양국 조합원 PD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