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위원장 전영일)가 ‘KBS내에서도 역사청산 작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3편으로 기획한 ‘5·6공 청산 기획’은 ‘제작부문’, ‘보도부문’에 이어 ‘역사청산의 최우선과제 홍두표사장’을 최종회로 마무리됐다. 5·6공 당시 군사정권을 비호한 간부들에 대한 비리를 낱낱이 밝힌 이번 기획은 언론계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KBS노조의 기획특집에서 역사청산의 대상으로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인물은 안국정TV본부장과 최동호부사장, 김병호 보도본부장, 홍두표사장이다.

KBS노조는 ‘5·6공 청산’ 1편 제작부문에서 “안국정 TV본부장은 방송계를 떠나라”고주장하고 “안국정 TV본부장은 군사정권을 찬양하는 홍보성 프로그램을 제작한 대표저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KBS노보에 따르면 안국정 TV본부장은 △‘새시대가 열렸네’(80년8월) △‘제5공화국의 이념’(81년6월) △‘또다시 드러난 북괴의 본색’(82년2월) △‘전쟁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85년 8월)등을 제작하거나 기획했으며 전두환정권이 퇴임한 88년 2월 △‘신념과 헌신의 나날들’이라는 찬사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같은 내용이 1월 19일자 KBS노보를 통해 폭로되자 사내에는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KBS노조는 이어 2월2일 ‘5·6공 청산’ 2편 보도부문을 게재, 최동호 부사장과 김병호 보도본부장을 ‘추악한 보도의 주역’으로 지목했다. KBS노조는 최동호부사장을 ‘5공의 대표적 앵커’ ‘권력의 앵무새 역할을 누구보다 충실히 수행한 KBS 편파보도의 원흉’으로, 김병호 보도본부장을 ‘6공시절 보도국장을 지내며 편파어용 방송을 이끌어 온 대표적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기회특집 최종회 ‘역사청산의 최우선과제 홍두표사장’편이 실린 2월26일자 노보는 1,2편보다 더 큰 사내의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노보가 발행되기 전부터 사측의 문제기사삭제 요구가 있기도 했다.

KBS노조는 홍두표사장의 재임기간 3년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연임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KBS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KBS노조의 역사청산 작업은 인적청산 없이는 진정한 역사청산도 공영방송도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이같은 노조측의 일련의 파상공세는 길게는 공영방송으로써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오는 3월중순 KBS 사장선임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KBS노조가 역사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한 인사들이 새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 노조측의 일반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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