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다음 주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뒤를 이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2위를 달리는 유시민 전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정치구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양순필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에 나온 것처럼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 문제를) 검토하는 게 맞다”면서 “(유시민 전 장관을 포함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들의 기자회견을 다음 주에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 나온 것처럼 유시민 전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한다는 고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놓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뚜렷하게 밝히면서 한명숙-유시민 맞대결 가능성은 적었다.

   
  ▲ 지난해 10월9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선주자인 유시민 전 장관은 지방선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경기지사 출마로 급선회한 모습이다. 양순필 대변인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을 전패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실제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다고 해도 당장 김문수 현 지사 독주 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 김진표 이종걸 의원이나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와 함께 단일화 경쟁을 벌여 승리하고, 한나라당과 1대 1 구도를 형성할 경우 선거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전 장관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은 민주당과 진보신당 경기지사 후보군 모두에게 적지 않은 충격파를 안겨줄 전망이다. 진보신당은 진보색채가 뚜렷한 심상정 후보를 통해 야권 단일화에 승부를 걸어 김문수-심상정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유시민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유시민 전 장관은 진보신당 지지층에서 인기가 높은 정치인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이종걸 의원 역시 진보적 색깔로 김진표 의원과의 경쟁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유시민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더욱 힘겨운 선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원은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유시민 전 장관이 나설  경우 야권 단일후보 경쟁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유시민 전 장관 경기도지사 출마 움직임은 야권의 ‘5+4 반MB선거연대’에 힘을 싣기 위한 정치적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민참여당 내부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이고, 예정대로 다음 주 기자회견에 유시민 전 장관이 참석해 출마 의지를 밝힐 경우 이번 지방선거는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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