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관련단체가 5·18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5·18 당시 구속자들의 모임인 ‘5·18민중항쟁동지회’(회장 김현장)는 2월 23일 오전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모금 형식으로 제작비를 충당하는 한편 시민군 등 항쟁 주체의 입장에서 5·18을 재조명하는 영화 <그 이름 5·18>(가제)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5항동’은 영화제작을 위해 ‘5·18영화제작위원회’를 구성, 이우정 운영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3월 중순께
‘범국민위원회’를 발족시켜 제작비 모금 등 영화제작 추진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화제작위’는 “5·18정신을 영화 속에서 꽃 피워 민족정기를 드높이는 한편 공동체 제작방식을 통하여 공동체 문화를 이끌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그 이름 5·18>의 제작 의의를 밝혔다. 또 영화를 통해 광주시민의 명예회복과 광주의 성역화를 이끌어내는데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작위’는 <그 이름 5·18>의 감독으로 광주출신으로 독일 국립 보쿰대학에서 유학한 송동윤씨(37)를 선임했다. 이번 작품이 상업극영화 데뷔작인 송감독은 “5·18과 역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부채감을 느껴왔다”라고 고백하고 “증언자가 살아있는 시대에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증언을 토대로 가장 진실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시나리오는 황석영씨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와 노가원씨의 장편소설 <풀잎은 바람에 눕지 않는다> 등을 비롯, 5·18관련 각종 사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공동집필형식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주요 얼개는 시민군과 항쟁진압군의 대립된 시각을 통해 항쟁의 발발원인과 결사항전한 시민군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것으로 모아져 있다.

한편 이번 영화의 제작비는 15억원 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며 주로 광주 일원에서 촬영, 97년 4월 무렵에 극장개봉할 예정이다. 상영시간은 1백20분으로 학살과 항쟁장면이 90분으로 주를 이룬다. 수익금 대부분은 5·18정신 계승사업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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