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주협회 ‘구독률 및 구독행태조사’
1만명 표본·70개 항목, 인터뷰 방식 조사


한국광고주협회(회장 민병준)가 실시한 ‘구독률 및 구독행태’ 조사는 △유료구독률 △신문별 이미지 평점 △무료구독 경험수 △ 구독희망 및 중지 빈도 △연령 학력 소득 지역별 구독률 등 총 70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이 조사는 우선 1만명에 가까운 표본을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여타의 조사보다 높은 신뢰도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단지 어느 신문의 구독률이 높은가라는 차원을 넘어 신문의 구독실태를 다각적으로 조사했다는 점도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추적조사가 아닌 어느 한 시기에 대한 1회성 조사란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사엔 경향, 동아, 조선 등 8개 신문사와 금강기획, 제일기획 등 6개 광고대행사가 특별회원사로 참여했다. 이 조사는 95년 11월경 기관 단체 가판 부수를 제외한 순수 가정독자 9천4백59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1%.



유료구독률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4대지의 개념이 무너지고 중앙일간지 시장의 질서가 3강(조선·중앙·동아), 3중(한국·경향·한겨레), 4약(국민·세계·서울·문화)의 체제로 재편됐다는 점이다. 이 체제는 중앙의 약진과 한국의 후퇴가 빚은 결과로 분석된다.

중앙은 섹션화 및 조간화, 대대적 광고 및 마케팅을 무기로 신문시장을 잠식한 반면 한국은 동아와 중앙의 잇따른 조간화로 상당수의 독자를 잠식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강내의 재편도 눈에 띈다. 조선이 수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였으나 동아와 중앙이 거의 같은 수치의 구독률을 보였다는 점은 장기적인 추적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한계가 있는 결과이긴 하지만 신문시장의 판도변화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독률만 봤을 경우 동아는 조선과의 오랜 라이벌 관계에서 일정하게 후퇴하고 중앙과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할 입장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신문시장은 3강의 과점화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강중약 각 그룹간의 경계가 쉽사리 무너지기 힘들다는 예측도 낳고 있다. 강, 중, 약 각 그룹의 구독률이 24.9~20.0%대, 8.7~6.2%대, 2.9~1.6%대로 상위그룹과의 구독률 포인트 차이가 2~5.4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지의 경우엔 부산(5.2%), 매일(2.7%), 국제(2.2%), 영남(1.7%)등이 중앙지보다 구독률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지는 매일경제(1.5%)-한국경제(0.8%)가 앞섰으며 스포츠지는 스포츠조선(1.7%)-스포츠서울(1.6%)-일간스포츠(1.3%) 등이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영자지는 미미한 수준의 구독률을 보였다.

신문별 이미지 평점

총 19개 항목으로 신문별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한겨레가 13개 항목에 걸쳐 평점 1위를 기록, 독자들로부터 가장 평판이 좋은 신문임이 입증됐다. 한겨레가 수위를 기록한 항목은 △참신하다 △미래지향적이다 △개성적이다 △신뢰할 만하다 △심층정보를 다룬다 △시의적절하다 △정확하다 △객관적이다 △전문적이다 △논조가 마음에 든다 △업무에 도움이 된다 △보기나 읽기에 편하다 △사회공헌도등이다.

한겨레에 이어 중앙일보가 △국제적이다 △현대적 세련미가 있다 △다양한 정보를 다룬다 △쇼핑정보를 다룬다등 4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고 경향과 국민이 ‘흥미로운 정보를 다룬다’ ‘기타 유익한 정보를 다룬다’ 등에서 각각 수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결과 가로쓰기 편집을 채택하고 있는 한겨레와 중앙이 ‘보기나 읽기에 편하다’ ‘현대적 세련미가 있다’ ‘참신하다’등의 항목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해 가로쓰기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구독 경험수

구독률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는 신문이 무가지도 다량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4개월 무료구독 경험자수를 합산했을 때 신문별 순위는 조선(1592명)-동아(1533명)-중앙(1422명)이었으며 그 뒤를 경향(650명)-한국(636명)-한겨레(306명)가 뒤따랐다.

중앙지에 미치진 못하지만 지방지도 무가지를 어느 정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지의 무가지 투입은 최근 중앙지들이 지방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앞으로 계속 점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료구독 경험은 주로 1~3개월에 집중돼 있으며 경향과 중앙의 경우엔 14개월까지 무료로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구독 경험자수를 총응답자수에 대비시켰을 때 응답자의 70% 가량이 1~14개월간 무료로 신문을 구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신문이 아직도 무가지로 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학력-소득따른 구독률

연령별 신문구독실태를 조사한 결과 20, 30대가 신문의 주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 독자가 가장 많은 신문은 한겨레(35.5%) 동아(29.5%) 중앙(28.7%) 조선(26.7%) 한국(26.4%) 국민(24.5%) 서울(22.9%)등이고 30대에 독자가 가장 많은 신문은 문화(31.8%) 경향(29.5%) 세계(26.8%)였다.

학력별 조사 결과 조선이 국졸, 중졸, 고졸, 대재, 대졸 학력자에게 가장 높은 구독률을 보였으며 중앙은 대학원졸 학력자에게만 가장 높은 구독률을 나타냈다.

소득별 조사 결과 역시 조선이 1백만원 미만, 2백만원, 3백만원 미만, 5백만원 미만 소득자에게 높은 구독률을 보였으며 동아는 4백만원 미만, 중앙은 5백만원 이상 소득자에게 높은 구독률을 나타냈다.

지역별 조사 결과 중앙지 평균 48%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구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신문별 구독률에서 수도권 구독률이 차지하는 비율은 국민(63.5%) 한국(59.3%) 문화(57.6%) 서울(50.8%)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각 신문별 구독률에서 지방 구독률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겨레의 경우 호남지역 비율이 27.8%로 가장 높았고 조선일보의 경우 영남지역 비율이 28.3%로 가장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의 결과 응답자의 47.8%가 신문의 발행부수 공개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신문사간의 과당경쟁 방지(28.5%), 자원절약(19.8%) 등을 꼽았다. 신문정기 구독기간은 4년 이상이 22.2%로 가장 많았으며 신문열독시간은 20~30분이 21.4%로 가장 많았다.

구독희망 및 중지 빈도수

구독을 희망하는 신문으로는 중앙(28.6%)-한겨레(16.3%)-조선(14.2%)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을 동아(12.7%)-경향(5.0%)-한국(3.6%)이 뒤따랐다. 지방지는 부산일보(1.8%)-국제신문(1.2%)-매일신문(0.8%) 등으로 나타나 구독률 조사와 비교할 때 구독희망률이 중앙지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신문은 매일경제(1.7%)-한국경제(0.5%) 순이고 스포츠지는 스포츠서울(3.2%)-스포츠조선(1.8%)-일간스포츠(1.3%) 순이었다.

구독을 중지하고자 하는 신문은 조선(20.3%)-동아(16.1%)-중앙(11.8%) 순이고 그 다음을 한국(7.6%)-경향(6.5%)-한겨레(3.2%)가 뒤따랐다. 지방지는 부산(7.2%)-국제(2.8%)-매일(2.4%) 순이었다.

신문교체 동기는 25%가 ‘유익하고 흥미있는 기사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신문구성이 좋아서’(23.9%), ‘주위 평판이 좋아서’(23.9%)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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