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일간지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조선일보가 동아일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전체 평균은 3.59와 3.57. 그 뒤를 한겨레가 3.56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들 ‘선두그룹’의 전체평균 차이는 0.02(조선 동아간)와 0.01(동아 한겨레간)에 불과하다. 지난해 대체로 0.1 정도의 차이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격차폭이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종합 평가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국제 5개분야를 다시 영향력, 공정성, 정확성으로 나눠 평가한후 이들 총점수를 평균한 것이다.

4위 이하는 중앙, 한국, 경향, 문화, 세계, 국민, 서울 순이다. 지난해와 순위 변동은 없다. 올해 새롭게 평가대상에 오른 문화일보가 세계, 국민, 서울을 제치고 경향에 이어 7위를 기록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조선일보의 1위 입성은 문화분야와 국제분야에서 1위(국제분야는 동아와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정치 경제 사회등 여타부문에서도 2, 3위를 기록하는 등 고른 득점을 보인 것이 지렛대가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향력 면에서 다른 언론사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한겨레의 경우 전체 8개 분야 가운데 4개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등(지난해는 2개 분야에서만 1위) ‘약진’의 양상을 보였으나 영향력면에서 조선에 크게 뒤져 3위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는 동아의 퇴조현상이 두드러졌고, 한겨레와 중앙의 선전이 돋보였다. 동아는 정치분야와 정확성 평가에서 1위 자리를 내줬다. 국제분야도 지난해는 단독선두였으나 올해는 조선과 함께 공동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중앙은 경제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다른 분야에서도 지난해보다 순위가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은 KBS가 모든 분야에서 1위를 차지, MBC와 SBS를 압도했다. KBS의 전체평균은 3.51. MBC가 3.45로 2위, SBS는 MBC에 훨씬 뒤진 3.0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문화와 사회분야에서 1위, 공정성에서 KBS와 공동1위였던 MBC는 올해 어느 한 분야에서도 1위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KBS와의 격차는 0.022였으나 올해는 0.6으로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이는 MBC가 강성구사장 취임이후의 침체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BS는 두 방송사에 비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상업적 경쟁은 호조에도 불구, 언론학자들은 SBS의 질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각 분야에서 선두그룹의 순위 변동이 있으나 4위권이하는 전혀 순위변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중위권이나 하위그룹의 경우 언론학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평균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것도 음미할만한 대목이다. 종합일간지와 TV 모두 지난해 선두그룹의 전체평균은 3.8∼3.9였으나 올해는 3.4∼3.5로 떨어졌다.

지면과 화면의 질에 대한 개선이 언론학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올해 조사대상에 대학강사나 연구원 등 ‘소장파’가 포함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국민, 서울, SBS는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하위그룹을 면치 못했다. 신문의 경우는 한참 늦게 창간한 문화일보에조차 밀렸다.

이들 언론사가 하위그룹에서 벗어나 선두그룹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 목적


<미디어오늘>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해에 이어 중앙 종합일간지와 TV 3사에 대한 종합·부문별 2차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5월 ‘한국언론의 성적표’라고도 할 수 있는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후 언론계에는 적지않은 파문이 일었다.

조사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다. 언론의 무한경쟁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순위가 괜찮게 나온 언론사는 이 결과를 광고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오늘>은 2차조사를 실시했다. 그것은 지난해에 밝힌대로 부수늘리기와 시청률 높이기라는 물량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희망 때문이다. 공정하고 균형있는 보도를 통해 한국언론이 ‘본래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바람이기도 하다.

미디어오늘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신문과 방송의 ‘품질’이다. 그 잣대는 공정성과 정확성, 영향력이다. 더 많이 팔리고, 더 많이 보는 것으로 언론사의 무게를 재는 것은 언론사주나 경영진의 관심일뿐 국민들의 관심은 아니다.

국민들은 ‘사회를 보는 창’으로서 언론이 제구실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와 기대가 한국언론에 보다 충실히 반영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미디어오늘은 2차조사를 다시 시도했다. 이 조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조사 방법


조사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개 중앙일간지(문화일보가 종합지로 전환함에 따라 추가)와 TV 3사에 대해 정치, 경제, 문화, 국제, 사회 등 5개 부문으로 나눈 뒤 각 부문을 다시 영향력, 공정성, 정확성 차원으로 분류했다. 각 부문에 대한 지수는 전혀 그렇지 않은 편이다 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 2점, 보통이다 3점, 그런 편이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으로 평가했다.

이번 2차조사에서는 지난해와 다르게 언론학 교수외에 연구소에서 언론학을 연구하는 연구원과 대학에서 언론학을 강의하는 강사들을 포함하는 등 조사대상을 확대했다.

이번 설문에 응한 언론학자는 96명(지난해는 64명), 조사는 4월17일부터 5월3일까지 실시됐다.
설문지는 우편을 통해 발송한후 우편·팩스·통신을 이용해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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